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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시계탑 보수 공사, ‘시계탑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손수여 | 승인2015.04.08 13:57

   
 
모교 서문 입구 쪽에는 30여 년을 외롭게 문천지를 바라보며 동문들의 자긍심을 심어주었던 시계탑이 서 있다. 이 시계탑은 모교 대구대 개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재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동창회에서 모교에 기증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고장난 채 방치되어 오다가 철거한다고 대학 시설물관리 담당자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확인해 본 결과, 시계만 교체하면 충분히 시계탑의 기능을 할 수 있어서 선배 동문들의 뜻이 담긴 역사기념비적 산물인데도 소홀히 대하는 대학 관계자의 섭섭함을 감출 길이 없다. 어찌 새롭고 웅장함만 좋은 것인가? ‘시계탑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 필자 주

생명의 존재에 시간만큼 의미 있는 게 또 있을까? 살아 있는 것은 시간의 영속성 위에 존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에는 유한성이 있다. 물건도 마찬가지로 내구성이란 게 있다. 이 말은 한번 태어난 모든 것은 종말이 있는 것이다. 이 유한한 생명을 가장 잘 값지게 살아가는 선택된 동물이 사람이다. 이 때문에 사람은 살면서 생각하고 사유하면서 많은 것을 교육이란 매체로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소위 만물의 영장이다.
어떤 사람이 이 유한한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살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일대기에 대한 업적을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배움, 사업, 휴식, 잠, 식사 등에도 적절한 시간의 안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곧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느냐는 인생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은 곧 시간의 활용이다. 오늘날은 고령사회가 되어 100세 시대이다. 태어나서 4반세기, 즉 25년간을 어떻게 살았느냐는 나머지 반세기 이상 75년의 일생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중. 고교 6년과 대학 4년의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옛날에는 속세를 떠나 조용히 예술을 사랑하거나 현실 도피적인 학구 태도 등을 가리키는 말로, 대학을 흔히 ‘상아탑’이라고 하며, 또 후세에까지 빛날 훌륭한 업적을 ‘금자탑’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탑(top)’은 ‘꼭대기, 정상’이다. 상아탑이든 금자탑이든 ‘최고(最高)’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대학을 가리키는 ‘상아탑’은 주체인 학생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였는가 하는 것은 매우 깊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 전공 서적 외에도 다양한 서책을 틈을 내어 독서를 하고 사색을 하며, 글을 쓰는 사람은 그 속에 인생의 행복을 배워간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명문대학교에는 거의 예외가 없이 정문 쪽이든 도서관 주변이든 ‘시계탑’이 세워져 있다. 그만큼 시간을 잘 활용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현대사회는 물건의 거래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신용사회, ‘믿음’이 생명이다. 신용사회란 곧 ‘약속 사회’이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
시간을 아끼고 잘 지키는 사람이 성공을 한다. ‘대구대 출신’이라면 학업은 물론이요 인성, 특히 대인관계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신의를 제일로 하는 동문’이란 명성을 쌓기 바란다. 이런 의미로 지난날 우리 대구대 동창회에서도 모교 개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시계탑’을 서문에 세웠다. 세울 그 당시엔 시계가 흔치 않아 많은 호감과 사랑을 받았고 재학생들, 특히 통학생들의 시간 알림이 역할 뿐만 아니라 ‘아무아무 동아리 금주 수요일 오후 4시 반 시계탑 옆으로’ 등, 데이트 장소나 위치 알림에도 유용한 도우미가 되었다. 이렇게 설치되었던 시계탑이 근래에 와서 노후가 되었다는 이유로 하마터면 아무도 모르게 잠적할 뻔한 해프닝이 있었다는 후일담이 들려 씁쓸한 적도 있다. 어떠한 연유에서든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역지사지’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봄이 좋을 듯싶다. 이미 낡아서 보기에 흉물처럼 오죽했으면 철거하려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설치한 동문들의 깊은 뜻도 헤아려야 한다. 시계의 생명은 역시 ‘정확성’이다. 동창회에서는 내년 개교 60주년을 앞두고 본래의 취지를 살려 새로 시계를 교체하여 20년 이상 정확성을 보증하는 공사를 하였다. 대학의 후배들과 교직원을 포함한 2만 가족들이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기대해 본다.


손수여  대구대 동창장학회 감사, 시인, 문학박사, 한국문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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