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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목] '인동초'와 같은 그의 삶, 배우고 받들어야
대구대신문 | 승인2009.09.03 11:03
지난달 18일 우리들의 인동초가 끝내 지고 말았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여름이 되어서야 피는 인동초가 여름이 가시기도 전에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독재에 맞서 사형선고, 투옥, 망명, 가택연금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라는 꽃을 피우는데 일조한 그는 스스로를 인동초라 칭하고 높낮이 없는 세상, 조국의 통일 등을 실현시키기 위해 앞장서왔다.
특히 그가 평생을 강조했던 민주주의, 통일이라는 단어는 가을의 초입에 우리들의 마음을 쌀쌀하게 만든다. 두 단어가 마음껏 불리고 당연한 것이 되기를 희망했던 그에게 지난 2년은 너무나 잔혹한 해였기 때문이다.
그는 살아생전까지 대한민국이라는 굴레를 벗지 않았다. 용산 참사 때는 철거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는 정부의 강압 수사에 대한 비판을 하며 대한민국을 내려놓지 않은 것이다.
또한 타계 직전까지 준비했다는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초청 연설문에서 그는 미국과 북한의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병마와 싸우는 것보다 민주주의의 회복, 남북관계의 회복을 걱정해온 그의 타계는 언론인 버나드 크리셔의 말처럼 우리가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빚에 보답하는 방법을 찾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그를 폄하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었다”며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렸으며 보수단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및 현충원 안치 취소’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의 타계에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되고 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장 공개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던 이들이 앞장서서 정치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가 살아생전 해 온 일과 그의 업적에 대해 폄하하기 보다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문병을 통해 화해하고 용서하는 미덕을 보여주었다. 이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가 쓰여지기를 희망하는 그의 바램이기도 하였다.
그의 타계 이후 북한 특사조문단이 파견 되고 남북 당국 간의 대화도 재개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그가 어렵게 만든 민주주의,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마지막으로“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이제 나는 늙었고 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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