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는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에게 예약되어 있다.’고 말했다.

11월은 연례적으로 대학교 선거철이다. 우리대학에서도 입후보자들이 학생들의 표심몰이에 나서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대학생들에게 선거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어려움들을 해결해나가는 치열한 과정이 아닌 무심결에 지나치는 일상의 한 풍경처럼 비춰지고 있다.

최근 지속되는 불경기와 취업난으로 인해 학생회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눈에 띄게 시들해지고 있다는 기사들은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괜찮은 공약, 의문이 드는 공약, 터무니없는 공약

여기서 우리는 언제나 그래왔듯 공약에 주목해야 한다. 학생대표들이 공약한 정책이야말로 현재 대학과 대학생을 둘러싼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인 학생들은 어느 공약들이, 학생들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절한지 생각해보고, 그와 동시에 단순히 사탕발림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너무 무리한 공약은 아닌지도 분별력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투표는 지인, 인맥 투표?

각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그저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투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후보자들의 자질과 공약을 외면한 채, 그저 사람들의 인지도와 친분관계로 인한 투표가 과연 나은 학교생활을 위한 바람직한 선택인지 학생들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켜지지 않는 공약, 돌아서는 학생 유권자

물론 ‘선거에 열정이 없는 요즘 대학생’들을 탓하기 이전에 과연 총학생회를 포함한 각 학생 대표 단체들이 대학생의 삶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데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그저 순간적인 당선을 위한 허황된 공약들을 남발하고, ‘묻지 마 공약’이 되어 학생들로 하여금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당선과 동시에 지켜지지 않고 그대로 증발되어버린 그 약속들은, 결국 실망을 넘어 환멸로 작용하게 된다.

선거에 임하는 우리대학 후보자들은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고심하고, 더불어 당선이 되었다면 본인이 내세운 공약들을 하나라도 지킬 수 있게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학생들 본인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선거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와 이유가 있다. 기권은 중립이 아닌, 암묵적인 동조라는 것을 잊지 말자. 학교를 벗어난 선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