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억(국제관계학과 교수)

올해 우리 학교는 환갑을 맞는다. 한국전쟁 당시 이영식 목사께서 장애인과 고아들을 모아 가르쳤다. 종전 후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특수교육과 재활, 사회복지 전문인력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여겨 이 목사께서 1956년 한국사회사업대학을 세웠다. 1980년대 대학이 경산으로 이전되고 확장되면서 대구대학교로 학교 명칭이 변경되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을 백안시하며 멀리하는 인식이 여전한데 1950년대 전쟁이 끝나고 생활이 매우 곤궁할 때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학교 설립자의 선각자다운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래서 건학 정신도 사랑, 빛, 자유다.
환갑을 맞는 올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2022년이면 대학 입학정원이 고졸자보다 최소한 몇 만 명 많게 된다. 대학이 이에 잘 대비해야 한다. 즉 2022년이 되기 전에 대학이 경쟁력을 키워야 생존할 수 있고 대학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문을 닫거나 그 규모가 크게 축소되어 대학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듯하다.
학교 본부는 환갑을 맞아 여러 가지를 계획했다. 캠퍼스 재창조 사업, 새길 프로젝트 등을 구상중이다. 본관 앞의 광장(스퀘어) 조성, 녹지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학교의 이미지에 맞는 사업을 고려 중이다. 물론 그 간 학교의 역사를 담는 서적 발간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2022년의 ‘인구절벽’을 헤쳐 나가려면 학교 중장기 발전의 구체적인 청사진(로드맵)이 필요하다. 학교 홈페이지 첫 화면의 대학안내를 누르면 비전과 전략이 나온다. 발전목표 2020이다. 비전 2020으로 ‘학생과 함께 미래로, 지역과 함께 세계로’가 있다. 그 밑에 ‘인재를 키우는 대학,’ ‘존경받는 따뜻한 대학,’ ‘경쟁력 있는 힘찬 대학’이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방향이다. 그리고 이 밑에 세부사업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세부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경쟁력 있는 힘찬 대학’의 세부 사업은 캠퍼스별 경쟁력 강화다. 대명동 캠퍼스는 재활/복지 특화 캠퍼스를 만들고, 경산은 교육중심 캠퍼스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대명동에 현재 간호학과와 보건행정학과 두 개 학과만 있고 특수학교가 있다. 언제, 어떻게 특화 캠퍼스를 조성할 것인가? 대명동 캠퍼스는 대구 시내에 있어 이곳에 재활병원이나 요양원을 설치하면 우리 학교의 재활, 간호, 사회복지 등의 전문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재원조달은 어떻게 가능할까? 지자체의 지원과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100세 시대’에 꼭 필요한 이런 사업을 실행할 수 있을까? 
교수의 권익을 대변하는 교수회도 지난달 8일 성명서를 발표하여 학교 발전의 중장기 발전 청사진 제시를 요구했다. 본부가 중심이 되어 학교 구성원의 중지를 모아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청사진이 2022년의 위기를 헤쳐 나갈 학교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순의 나이, 이제 함께 지혜를 모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