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 인간은 아는 것만큼만 꿈을 꾼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거나, 전혀 모르거나, 느껴보거나 맛보지 않은 것은 꿈에서도 찾을 수 없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또한 지금과는 다른 삶, 더 행복하고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다. ‘꿈을 가져라’고 말하거나 ‘꿈꾸고 있네’라고 비웃는 사람 중에서 누구를 가까이 해야 할지 선택하는 것은 그래서 어렵지 않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듣도 보도 못한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은 암기력이나 친화력과 다르다. 오히려 창의력, 도전정신과 기획력에 더 가깝다. 인류 역사를 돌아봐도 상상력이 있는 국가는 번영했지만 그것이 부족하면 늘 지배를 받았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오늘과 같은 하나의 국가로 만든 것은 결국 진시황의 상상력이었다.
대구대의 꿈은 뭘까? 적당히 망하지 않을 정도로 학교를 유지하고 또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직장에 학생들을 취업시키는 것일까? 솔직히 우리는 꿈을 갖고나 있나? 전 세계는 이미 고부가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헤쳐모여’를 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밖으로 대구대학교라는 ‘브랜드’를 확실하게 알리면서 안으로는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멋진 학교에 다닌다는 긍지를 주는 ‘일석이조’의 묘책은 없을까? 금년 4월 13일에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대 재학생 투표율 100%를 이끌어내면 된다. 
“전 세계 최초, 대학생 투표율 100%!” “민주시민 교육의 대명사, 대구대학교” “투표율 100%로 명문대의 역사를 새롭게 쓴 대구대!” “대학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다, 대구대의 놀라운 실험!” “20대 평균 투표율 30%, 대구대는 100%” “전 세계, 대학총장들 대구대 방문 러시” “대학으로 몰려가는 정치인들, 대구대의 실험이 세상을 바꾸다” 발칙한 상상 같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첫 단추는 교수회에서 꿰면 된다. 당장 내일부터 뜻있는 교수님들이 나서 ‘출퇴근’ 시간에 투표 독려 운동을 시작하자. 연석 토론회를 열어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자. 왜 투표를 하지 않는지, 투표를 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고된 현실이 무엇인지를 듣자. 그리고 얘기를 하자. 투표권을 포기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투표를 하면 뭐가 달라질 수 있는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찾자. 일부 정치권에 뜻을 가진 교수들에 의한 ‘일회성쇼’가 아니라는 진정성이 통한다면 학생회도 외면하지 않을 것 같다. 투표는 싫어도 대구대를 살리는 길이라는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방관자도 줄어든다. 교수님들은 투표에 참가할 경우 가산점을 줄 수 있고, 학생회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고, 또 학생들은 좋은 뜻을 주변과 나누면 된다. 대학본부가 할 일도 생긴다.
당장 설립 60주년 기념사업으로 투표율 100% 운동을 채택할 수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했던 건학 이념을 ‘정치적’으로 성숙한 시민교육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다. 형식적으로 설치했던 부재자 투표소를 대폭 늘려서 투표를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면 된다. 활용 가능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대구대 학생이 주로 투표하는 곳에 격려 방문을 하는 것도 좋다. 투표소를 찾는 분들께 다과를 드리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실시간으로 투표 상황을 전달하거나, 베스트 인증샷을 뽑아 홍보물로 활용하고, 참여 후기를 받아 언론과 SNS에 공유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함께 하는 꿈은 현실이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대구대의 꿈은 누가 대신 해 주지도 않고 그것이 우리 것일 수도 없다. 50년 뒤 혹은 100년 뒤, 대한민국 교육사에 “대구대의 놀라운 기적”이 남지 말란 법은 없다. 벚꽃이 눈부신 봄날이다. 억누를 수 없는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넘쳐난다. 그 욕망을 실현하는 위대한 첫걸음은 투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