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중간고사가 끝나고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가 코앞이다. 구경은 하고 싶은데 먼 곳으로 나가는 건 귀찮은 사람들에게 우리대학 안에 있는 단풍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가 직접 가서 사진도 찍고 시설도 이용하며 가을을 느끼고 왔다. 지금부터 비호동산과 DU행복숲길로 떠나보자

- 비호동산
기숙사와 종합복지관을 잇는 대로를 걷다보면 큼지막한 표지판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존재 하는지도 모르는 곳이기 때문에 처음가면 미지의 공간에 발을 들여놓는 기분이 들 것이다.

 

 

공원에 도착하면 바로 왼쪽에 주차장이 있고 정면에 비호동산 관리실이 있다. 그곳부터 본격적인 공원의 시작이다. 비호동산은 직선형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경로를 따라 묘사하기 힘들다. 그래서 몇 가지 특징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 특징은 거대한 규모다. 농구장, 족구장, 미니축구장이 하나씩 있고 넓은 잔디밭은 두 개나 있다. 잔디밭은 평소에도 주변 시민들이 많이 놀러와 돗자리를 펴놓고 피크닉을 즐기는 곳이다. 산책로도 크게 오른쪽과 왼쪽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군데군데 휴식공간으로 마련해놓은 정자가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제작했다는데 무려 세 개나 있다. 동산 입구와 가까운 곳에 아담한 연못까지 있으니 학교 안에 있는 것 치곤 상당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기자가 작년 여름 비호동산에 처음 갔을 때‘우리학교에 이렇게 큰 공원이 있었구나.’하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두 번째는 멋진 풍경이다. 오른쪽 산책로에서 나무로 지은 오르막길을 따라 걷다보면 전망대가 있다. 금호강과 그 뒤의 드넓은 땅,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팔공산까지.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망대 뿐 만이 아니다. 공원 사방이 강과 숲으로 둘러 쌓여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훌륭한 경관을 뽐낸다. 서문의 늘 푸른 테마공원과 비교해 봤을 때 인공적인 느낌이 훨씬 적어서 자연의 정취를 느끼기에도 좋다.

 

 

 

 

이러한 점들은 충분히 훌륭하지만,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공원 곳곳의 정자들이 더러워서 앉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신발을 신고 올라가 흙투성이에 낙엽도 잔뜩 날리고 있었다. 정자 세 개가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 또 하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쓰이지 않는 야외공연장이 있다는 것이다. 비호동산에서 조금 더 숲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빨간색 벽돌로 만들어져 아름답고 커다란 야외공연장이 있다. 축제 때 ‘숲속공연’같은 테마를 잡고 관련 동아리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등의 이벤트를 하면 좋을 것 같지만 전혀 쓰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 후기에 지여져 지방 문화유산으로 보호 중인 경산구연정을 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금호강변에 지어져 빼어난 건물이지만 들어가는 길이 막혀있어 지붕만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이런 아쉬움들만 해결 된다면 완벽하다고 생각될 만큼 단풍놀이에 안성맞춤인 공원이었다.

 

 

- DU행복숲길 *용량 관계로 행복숲길 사진은 업로드하지 못했습니다.
돗자리나 펴놓고 구경하는 것이 시시하다면, 적어도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숲속을 거닐면서 봐야한다고 생각 한다면 DU행복숲길이 제격이다. 비호동산에서 더 숲속으로 들어가면 입구가 나온다. DU행복숲길은 사랑길, 빛길, 자유길 세 가지 코스가 합쳐진 형태로 총 길이가 5km에 달한다. 비호동산에서부터 학교 북문, 본관뒤편, 그리고 동쪽 끝인 생명환경대까지 이어진다. 필자가 갔을 땐 비가 거세게 내려서 미처 시간을 재지 못했지만, 가파른 경사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걸려도 2시간 남짓이면 돌 수 있는 거리다. 똑같은 풍경만 계속된다면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DU행복숲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샛길이 엄청나게 많은데, 길 끝에는 다양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늪이라던가, 들판 같은 지형이 가끔씩 펼쳐지기 때문에 기자는 지루함 없이 신선함을 꾸준히 느꼈다. 무르익은 단풍을 즐기며 ‘힐링’을 하고 싶다면 DU행복숲길 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김상훈 기자  dlefull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