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줄’이라고 알고 있는가? 노트줄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하 공시생)들이 자신이 다니는 공무원학원의 좋은 자리에서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심하면 새벽 3시에도 나와 줄을 서는데 이 줄을 공시생들 사이에선‘노트줄’이라고 한다. 인기 있는 강사의 수업이면 일찍 가서 노트줄을 서지 않으면 자리에 앉기는커녕 강사의 얼굴과 칠판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오직 공무원 합격을 위해 친구와도 연락을 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한다. 3시부터 시작된 공시생들의 공부는 늦은 밤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든다. 하지만 이들은 5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노트줄을 서기위해 다시 일어난다. 이렇게 공부를 해도 떨어지는 공시생들이 많다. 4천명정도의 공무원을 뽑는데 시험 응시생들은 약 22만명 경쟁률 약 54:1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은 대학 입학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고등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통상‘공딩족’이라고 부른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그저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라 인기가 많아서일까?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대학졸업을 앞둔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까지 공무원이란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공무원 열풍은 우리나라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시험을 통해 국가의 공무원을 선발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간단한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공무원을 선발하고 우리나라처럼 그렇게 인기가 있는 직종도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가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우리나라의 특수한 경제성장 과정에 있다. 다른 나라는 점진적인 속도로 정부의 주도하에 경제성장이 이루어져 왔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할 때 그 당시 재정이 부족했던 정부를 대신해 몇몇의 기업들의 주도하에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져야할 대체적인 경제 계획이 정부가 아닌 기업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결국 몇몇 기업들이 국가의 대부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게 되었다. 정부가 기업에게 경제를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민을 위한 경제 구조가 아닌 기업위주의 경제 구조가 되었다. 그렇게 되니 정규직의 비중보다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아지고 기업이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같이 요동치고 이로 인한 고용불안이 공딩족을 공시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공무원 열풍을 보고 말한다.“공무원이 인기 있는 사회는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고 경제가 활력을 잃고 몰락하는 사회의 전형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사회 구조가 한참 도전정신이 투철하고 혈기왕성해야 할 젊은이들을 공무원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우리사회의 청년들이 젊음의 패기와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사회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