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총대의원회는 각 학과와 전공단위의 학년별로 선출된 대의원들로 구성된 심의, 의결 및 감사기구로 학생회칙 개정 발의 및 의결권, 학생회 예산심의 확정권 및 결산 심사권 등의 권한을 가지며, 학생자치기구의 사업 및 회계에 대한 감사를 담당하는 기구다. 학과 또는 전공, 학년별로 선출된 대의원들이 선출한 총대의원회 의장이 총대의원회를 이끌어 간다. 쉽게 말해 돈을 횡령하지 않는지, 적절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 검사하는 기구인 것이다. 반면 학생들을 위한 행사나 복지혜택은 총학생회가 주로 진행한다. 총학생회가 이름 그대로 모든 학생들의 대표라면 총대의원회는 각 단대 의원회의 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권도 대의원들이 행사한다. 이러한 이유로 매년 총대의원장과 부의원장 후보들은 대의원을 겨냥한 공약을 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에 당선된 총대의원회의 공약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총대의원회가 대의원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는 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의원의 복지에 너무 치중되어 있고 일반 학생들을 위한 공약의 거의 없어 보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대의원들을 위한 생일파티’라는 공약에서 ‘생일파티’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총대의원회와 연락이 닿지 않아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 공약사항만 읽어봤을 때는 학우들 입장에서 충분히 공분을 살만하지만, 총대의원회의 설명을 들어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우선 학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살펴보았다.

- 대의원들을 위한 생일파티?

총대의원회의 공약 중에는 ‘대의원들을 위한 생일파티’라는 공약이 있다. 자세히 보면 진짜로 생일파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의원들의 생일을 맞아 ‘카카오톡’으로 기프티콘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총대의원회는 대의원들을 위한 기구이고, 때문에 예산을 대의원들에게 쓰겠다는 것이다.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대의원회의 예산이 학생들이 내는 돈에서 배정받는 것이고, 그 돈이 대의원들의 생일을 일일이 챙겨주는 데에 쓰인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학우들의 알권리 충족과 권위신장보다 대의원들을 챙겨 주는 데 더 신경 쓰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러한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피드백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있었다. 총대의원회는 ‘학생자치’기구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생들이 내는 회비를 예산으로 쓴다. 그 예산을 전부 학생들을 위한 활동에만 쓸 수는 없다. 조직 자체가 유지되기 위해 내부적으로 쓰는 예산도 있어야할 것이다. 또한, 사기진작 차원에서 구성원들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생일파티 논란이 해결되려면 총대의원회 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관계자가 아니라면 공개되지 않는 예산 사용에 관한 학칙을 살펴봐야 한다.

- 학우의, 학우에 의한, 학우를 위한 자치기구

최근 경산의 한 대학에서도 총대의원회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공금과 사비를 더해 한 벌에 10만원 상당의 아웃도어 구입, 공식 일정 외 시간에 간식 구매 등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묵인 됐던 공금 남용 및 부당지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긴급대책회의가 진행됐고, 그 결과 총대의원회 구성원들이 그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이와 같은 사태는 자치기구 특성상 요구되는 청렴함과 높은 도덕성이 결여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전에도 해왔던 자연스러운 관행이라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를 핑계로 본인들의 사익을 챙기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우리대학의 공약 논란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얼마 전 학우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선거로 자치기구 구성원들이 교체됐다. 다가오는 2017년, 총대의원회를 비롯한 학생자치기구는 학우의, 학우에 의한, 학우를 위한 자치기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학우들이 위임한 권력을 성실히 수행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