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금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헌법 21조에 의하여 헌법 19조로 보장되는 개인의 양심을 바탕으로 자유로이 서술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이다. 당신은 국가 통치의 근본인 헌법의 130조항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또는 우리를 대표하는 300명의 이름을 모두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지금부터 우리가 모르는 재미있는 대한민국의 법을 알아보자.

형법 307조에 따르면,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 죄가 성립한다는 법은 거의 모든 국가에 있는 보편적인 법이다. 하지만, 거짓이 아닌 사실을 공연히 적시함이 죄가 되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해외에서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 공인의 추문도 사실임이 확인되면 언론에서 당당히 다루고, 이를 비난해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자신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온라인상에서의 사소한 다툼이나 명백한 사실의 유포 등 정당한 일에도 고소하는 게 흔해졌으며, 이 때문에 언론의 자유로운 보도와 여론의 의견 표출을 제한한다. 온 국민이 참으로 존엄하다.

언론은 대기업 노동조합의 불법 파업 때문에 비정규직과 하청 업체 직원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한다. 하지만, 울산 효문공업단지 현대자동차 출고 사무소 앞에는 지금도 비정규직과 하청 업체 직원들이 현대차 노조 파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이 기사의 초안은 1월 25일에 작성되었으며, 며칠 뒤 현수막은 제거되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법률 제12630호는 비정규직을 단체교섭의 대상에서 제외함으로 비정규직의 복리 증진 등은 교섭내용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흔히 알려진 바와 달리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통해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없는 비정규직과 하청 업체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복지를 주장했고, 이 때문에 파업은 종종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위의 법에 대한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합법 파업의 조건은 '비정규직에 관한 교섭 내용은 인정되지 않으며',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등 인사경영과 임금체납 등 경영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고',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불만은 사안이 될 수 없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유례없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며, 선진국이라는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제노동기구 또한 이러한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했으나, 정부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 혹시 '합법 파업'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귀족노조, 불법 파업이라는 말은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파업 가운데 '합법 파업'이라고 불리는 파업은 없다. 2012 포스코 건설 노조와 2013 코레일 철도 노조, 2014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모두 노조 스스로 합법 파업을 목표했고, 특히 포스코와 현대차 노조는 각각 노무사, 법학 교수 등 법률가 290여 명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지도를 받았으나, 그런데도 불법으로 규정되었다. 즉, 노무사와 변호사, 법학 교수가 인정한 합법 파업은 대한민국 노동법에 어긋난 불법 파업이었다.

우리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우리의 선조가 어떻게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했고 어떻게 이를 지켜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웠다. 그 교과서는 민주주의 국가의 예시로 미국을 들곤 했는데, 나는 학교 사회 수업 중 백악관 앞에서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런 반면에 우리의 선조들이 건설했다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청와대 앞에 서서 시위하는 군중의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일차적 문제는 백악관과 청와대의 구조 차이겠지만, 만약 대한민국 정부가 백악관에 있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은 백악관에서 집회할 수 없다. 법률 제13834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법률에서 국회의사당과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청와대) 주변 100m 이내에서는 집회 및 시위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는 하위법인 법률로써 제한된다.

*편집자 주: 이어지는 내용인 ‘재미있는 법과 정치(2)’는 885호에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