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걷다보면 특정 장소에서 흡연을 하는 학우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장소가 흡연자를 위한 장소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비흡연자인 A 학우는 “길거리에서 담배 연기를 맡을 때 불쾌하다. 얼마 전에 8호관 식당에 밥을 먹고 있는데 창문이 열려 있었다. 밥을 먹다 담배 냄새가 나서 보니 열린 창문을 통해 담배 연기가 들어왔다. 그 앞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 라고 말했다. 흡연자인 B 학우는 “흡연 장소가 모호하다. 학내에도 금연 장소는 많은데 흡연을 할 수 있는 장소는 현저히 부족하다.”라고 답했다. 이 두 학우의 답변을 비추어 봤을 때 우리대학은 흡연자가 특정 공간에서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조형예술대학 2호관 앞에는 흡연 장소가 있다. 벤치들이 하나씩 있고 그 벤치들은 사각형 형태로 이어져있다. 중앙에는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캔으로 된 통이 있으며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 같은 지붕이 있다.

 다른 단대는 어떨까? 사회과학대학 1호관 1층 뒤편을 보면 매점으로 들어 갈 수 있는 문이 있고 큰 나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아래 벤치들이 있다. 서문 운동장 방향으로 있는 한 벤치 옆에 쓰레기통이 있고 그 앞에 담배를 피우는 학우들이 있다. 법·행정대학의 금연구역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학우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서문을 기준으로 주변에 있는 단대를 보았을 때 지금까지 육안으로 확인된 흡연 구역은 조형예술대학 2호관 앞에 있는 흡연 구역 뿐이다. 흡연자인 C 학우는 “작년부터 금연에 대한 정부의 재제가 강해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재제를 가하다보니 흡연자에 대한 배려는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 가격도 부담스러운데다가 요즘 SNS에서 ‘길가에서 담배를 피운다.’, ‘담배냄새가 많이 난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나름대로 피해서 피운다고 생각하고 구석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여름 같은 경우 그 냄새가 창문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된다.”고 말했다.

 2012년 10월, 고려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캠퍼스 내에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마땅히 흡연할 장소가 부족해 눈치를 보며 흡연을 해야 했던 흡연자와 담배 냄새와 담배꽁초 때문에 불편을 겪어야 했던 비흡연자에게 모두 희소식이었다. 관리비용과 사용률이 저조하다는 문제점도 있었지만 최초로 캠퍼스 내에 흡연부스를 설치했다는 것이 큰 의의가 있다. 고려대학교에 이어 중앙대학교도 흡연부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인터뷰를 했던 A, B, C 학우에게 ‘우리대학에 흡연부스를 설치하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A 학우는 “확실히 담배연기로 인해 피해를 받을 사람들은 줄어들 것 같고 길거리에 침을 뱉는 행위도 없을 거 같으니 좀 더 깨끗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B 학우는 “흡연자에게 흡연이란, 사실 화장실을 가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멀다거나 찾아가기 힘들다면 이용하기 힘들 거 같다. 그리고 너무 개방적인 곳이 아니었으면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면 민망하기도 하다. 자랑할 만한 행위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 부분만 개선된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다. C 학우 역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담배꽁초를 길에다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일도 줄어들 거 같고 담배냄새에 민감한 비흡연자에게도 좋을 거 같다. 다만 특수공간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그 냄새를 우리가 맡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흡연부스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종류가 있으며 캠퍼스 내에 설치한 대학이 있을까? 본지는 한 흡연부스 설치 업체와 연락을 취했다. 먼저 흡연부스의 종류와 가격, 크기에 대해 물었다. 업체 측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부스 종류는 개방형과 밀폐형이 있고 크기라든가 가격은 여러 가지다. 주문을 받을 때 의뢰하는 쪽에서 원하는 규격대로 제작을 하는데 정해놓은 게 대부분 있다. 폭은 2.5m고 기장은 3m, 4m, 5m, 6m, 7m가 있다. 지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 8m 까지 나와 있다. 이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고 디자인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르다.” 고 답했다. 주로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곳이 어디냐고 묻자 “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주로 설치한다. 우리 업체 같은 경우 이번에 인천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 밀폐형의 흡연부스를 설치를 했다.” 고 답했다. 하지만 밀폐형은 환기가 안 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묻자 “우리 업체는 그렇지 않다. 이 역시 업체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약 우리대학 캠퍼스에 흡연부스를 설치한다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일, 담배연기를 줄일 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흡연부스를 어디에 설치 할지, 운영은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들은 비흡연자와 흡연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후 설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