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 씀이 중국과 달라 문자끼리 서로 맞지 아니하다.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자기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 내 이를 위하여 가엽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모든 사람이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 서문 해석-

한글은 1446년 세종대왕에 의해 만들어진 고유 문자이다. 한자를 몰랐던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살기를 바란 마음에 창제한 훈민정음은 오늘날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문자가 되었다. 자음 19개, 모음 21개 총 40개로 음성기관의 구조를 반영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의 말과 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언어 연구로 유명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은 한글을 세계 다양한 문자 중 1등으로 평가하였다. 이렇듯 한글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에서는 소위 ‘한글 파괴’라고 불리는 언어들이 사회 곳곳에 남겨져 있다.
 

- ‘야민정음’의 출현

국내야구갤러리+ 훈민정음의 합성어인 ‘야민정음’은 야구 커뮤니티사이트에서 탄생하였다.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서로 바꿔 쓰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예를 들어 귀엽다는 ‘커엽다’, 페이스북은 ‘떼이스북’ 등 본래 자음 모양이 비슷한 다른 자음으로 바꾸는 것이다. 원래 단어의 뜻과 비슷해 보이는 착시 현상을 보여준다. 10~20대 사이에 급속히 유행으로 번지며 사용되고 있다.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기보단 재미를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어 한글파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한글 맞춤법은 틀려도 영어 스펠링은 잘 안다.

토익, 토플은 취준생이 꼭 거치는 공부 관문 중 하나다.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해외 유학이나 학원 등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한글을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은 있을까? 대학내일 측은 한글과 영어에 대한 맞춤법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한글의 평균점수는 75.2점, 영어는 81.0점이었다. 영어가 한글보다 4.8점 높았다. 또 한글 자음과 영어의 알파벳 개수 정답률은 한글 53.7% 영어 59.6%이었다. 이처럼 한글이 바르게 사용하기보단 ‘의미만 통하면 된다.’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 진로마켓? 하이파이브 Day?

학생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해야 할 교육현장도 피해 갈 수 없다. 남양주에 있는 A 학교는 지난 9월 13일 자살 예방 행사 이름을 ‘하이파이브 Day' , 수원에 있는 B고등학교는 2학년 대상 취업박람회 행사를 ’2017 진로마켓‘ 이라고 표기했다. 외래어와 신조어가 뒤섞인 교육현장이다. 학부모와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도 좋지만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장려하고 바르게 가르쳐야 할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한글은 세계적으로 많은 부분 우수성을 검증받았지만 정작 모국인 한국에서는 틀린 맞춤법 사용하고 영어에 대한 관심이 한글보다 높다. 지난 9일 한글은 571돌을 맞이하였다. 한글날은 한글의 의미와 중요성을 기념하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되었지만, 휴일로 인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 씁쓸하다. 한글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성찰의 자세와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