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창간 53주년을 기념해 옛날 기사를 다시 리메이크하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순간을 기록해 놓은 만큼 우리대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대학의 꽃이라 불리는 축제가 당시에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가 궁금했다. 기자들은 예전의 신문을 펼쳐 기사를 찾아보았고, 지금과 다름없는 당시 대학생들의 활기를 담아보았다.

◇ 체육대회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 이란 슬로건 아래 모든 학생이 흰 유니폼을 입고서 한자리에 모여서 힘과 재주를 겨루게 되었다. 예년과는 달리 체육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입장식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처음인 까닭인지 그리 신통할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운동 종목에 있어서도 보다 폭넓게 여러 사람이 골고루 즐길 수 있으며 또한 이색적인「 게임 」을 가질 수 있도록 고려해 볼 문제이다. (중략…)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 체육대회를 무사히 마친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 - 한 영 석 -

◇ 학술발표회

많은 개교기념 행사 중 학술 발표회도 갖게 되었다. 시민복지의 밤과 이번 여러 가지 행사와 대치되는 관계로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었다. 6월 2일에 가질 학술발표회를 5월 20일에야 학술발표회 원고모집 공고를 냈던 것이다 너무나 준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원고가 들어오지 않을까봐 약간 겁도 났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5명의 발표자원고가 들어왔다. 이래서 우리는 강의실과 도서관을 지켜오면서 갈고 닦은 앎을 여러 사람 앞에 발표하여 서로가 지식을 교환하게 될 때 기쁘고 흐뭇한 마음 이루 감출 길 없었다. 준비기간이 짧고 다른 행사 준비 관계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치 못하였다. 또한 카니발, 체육대회와 같은 행사에 비하여 관심이 적은 것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략···). 앞으로 학형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식이 요구되는 바이며 이러한 시간을 많이 갖도록 우리 다같이 노력 합시다. - 임 종 수 -

◇ 가상재판

부조리한 사회에 살고있는 우리 인간들은 흔히 보지 못할 것 듣지 못할 것을 보아야 하고 들어야하는 번민속에서 처하고 있다. (중략···)아직 대학가에서는 가상재판에 관하여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지난번을 거울 삼아 대학축제에 있어서 가상재판의 이정표를 세워야 하겠다. 그러기 위한 학교당국의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과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많은 참여가 아쉽다. - 양 점 도 -

기사 내의 오타와 탈자들은 1980년 발행된 우리 대학 기사 원문을 그대로 발췌해온 것으로 현재의 문법과는 맞지 않지만 약 30년 전의 한글의 모습과 현대의 한글의 모습을 비교하여 살필 수 있다. 특히나 눈에 띄는 부분은 가로축으로 기사를 적는 것이 아닌, 세로축으로 기사를 적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언어 사용에 있어서 외국어를 그대로 받아 적지 않고, 한국어로 표기하였다. 기사 내부의 구성에서 한글만이 아닌 한자가 빈번하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문을 구성하는 기사의 형식이나 배치, 글씨체의 변화 등 많은 부분들에서 지금과는 다른 변화의 흐름들이 눈에 띠었다. 그리고 상업광고의 삽입은 현재의 우리 신문에는 없는 형식으로 그 시대에 신문이라는 하나의 매체가 가진 거대한 파급력을 보여준다.

현재의 대학 축제와는 달리 1980년대의 대학 축제는 지난 학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의의를 가진 학술발표회, 나름의 진지함으로 가득 찬 가상 재판, 학우들 간의 협동심과 우애를 키우는 체육대회 등,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축제라는 행사가 학우들이 수업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자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대학 축제는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여 무대를 꾸미고 학생들 스스로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며 즐기는 ‘주막’이라는 특유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렇듯 약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대학의 축제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의 대학 축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김지영 기자 jiyoung9976@naver.com
이태헌 기자 tree4303@naver.com
김덕영 수습기자 ueno07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