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 라고 나온다. 또한 ‘행복지수를 높이는 6가지 방법’, ‘지금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한 글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추상적인 감정이다. 이런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인 행복을 수치화 한 보고서가 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6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건강한 기대 수명,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개인의 자유, 사회적 지원과 더불어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 등의 정서적인 항목을 추가했다. 그 결과 157개국 중 1위는 덴마크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22위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한국은 58위였다. 지난해 47위에서 11계단이나 낮아진 수치다. SDSN에서 조사한 행복 지수는 국가의 환경적인 목표와 사회 구조를 행복과 연관시켜 말한다. 즉, 불평등이 적을수록 개인이 행복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가의 경제, 복지, 환경적 목표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것이 잘 어우러지면 국가는 지속가능하고 번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범위를 줄여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당신은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까? 본지는 우리대학 학우를 대상으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총 3가지의 질문으로 진행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라는 질문에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학우는 162명, ‘행복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학우는 114명,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학우는 90명이었다. 지금 행복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서연우(화학공학·14) 학우는 “종강까지 50일이 남았다. 누군가는 곧 방학이라면서 좋아하겠지만 나는 곧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게 슬프다.” 라고 말했다. 김선(기계공학·14) 학우는 “보장되지 않은 미래를 바라보며 또래 동기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 경쟁이 너무 지치고 그 끝이 과연 행복할지 아닐지조차 불투명해서 우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라고 말했다. 지금이 행복하다는 정석주(물리교육·12) 학우는 “힘든 일이 많지만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그 꿈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함을 느낀다. 주변에서 임용고시 때문에 힘들다고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놀 땐 논다. 그런 걸 보면 불행하기 보다는 충분히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즐긴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가?’ 라는 단답형 질문에 52명이 답했다. 1위는 ‘학업 및 교수와의 관계와 진로고민’(18표) 이었다. 2위는 ‘금전적 문제’ (11표), 3위는 삶 혹은 미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혹은 압박감(10표), 공동 4위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어려움(6표), 취업난(6표), 그 외로 개인적인 집안 사정(1표)이었다. 학생생활상담센터 정다은 연구원은 “상담센터를 찾아오는 학생들은 대게 고민하는 것이 학업과 취업 문제다. 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라는 단답형 질문에 55명이 답했다. 1위는 가족이나 친구, 애인이 내 곁에 있을 때(16표), 2위는 삶에 여유가 있을 때 (9표), 3위는 취미 활동 혹은 좋아하는 연예인 팬클럽 활동할 때(8표), 4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5표), 공동 5위는 술·담배, 충분한 휴식(4표), 7위는 종교 활동(3표) 공동 8위는 게임, 미래에 대한 확실성, 금전(2표) 이었다. 우리대학 심리학과 금명자 교수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때는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을 때 행복을 경험을 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을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책 속에 있는 세계와 내용과 소통을 한다. 소통을 하면서 자기의 존재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경험할 때가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다.” 라며 “다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게임, 좋아하는 연예인 팬클럽 활동, 술·담배를 할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맛있는 걸 먹는다거나 게임을 한다는 것은 그 순간만 즐겁고 편안할 뿐이다. 장기적으로 행복함을 느낀다고 볼 때 이런 답변의 경우에는 감각적인 쪽에 가까운 거 같다.” 고 의견을 덧붙였다.

행복의 기준과 그 행복을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다. 누군가가 곁에 있을 때, 내가 세운 목표가 잘 진행되고 있을 때 사람은 행복함을 느낀다.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삶은 어떤가? 만약 ‘힘들다’,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하버드에서 행복학을 가르치는 탈 벤-샤하르 교수의 말을 빌려 본다.

“행복은 하나의 순간이 아니라 경험의 총계입니다. 때때로 감정적 고통을 겪어도 전반적으로는 행복할 수 있는 거죠. 행복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을 향유하고 삶을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삶을 살아가면서 가끔은 의미 있는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결국 불행을 맞이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