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개헌을 진행한다고 하여 세간이 떠들썩하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이 헌법상 보장된 것이다. 현대판 ‘황제’가 된 시진핑에 중국 국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언정 변화를 줄 수 없다. 대통령을 국민이 선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민 개인의 투표권이 없다시피 하다. 행정구역상 우리나라의 동사무소 정도의 힘을 가진 진정부라는 기관을 투표로 선출하는 정도이며 국가의 주요 정부 인사는 당 지도부의 회의를 통해 선출된다.

중국의 정치사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의 정치체제는 어떠할까. 민주주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행정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국의 중앙집권형 정치체제와 달리 우리나라는 지방분권형 정치체제를 지니고 있다. 헌법에 의해 지방자치제도가 보장되어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나누어져 행정상 권한이 분할되어 시행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행정구역상 크게는 국가라는 사회, 작게는 지역사회에 속해있다. 다가오는 6월 13일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지방선거는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다. 우리대학 인접 지역을 예로 들면 지방자치단체장인 대구시장과 시·구의원, 교육감을 이번 선거에서 선출한다. 그리고 이들은 4년간 지역의회를 구성하여 지역을 위해 일한다.

지방정부가 존재하면 지역의 지역성과 특수성을 살려 지역주민을 위한 행정, 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가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정치참여 의식이 높아져 민주주의 실현에 가까워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지방분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제도적으론 보장되어있어도 아직 지방정부의 힘이 중앙정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 지방정부의 권한이 미약하고 재정은 부족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 약 5100만 명에서 서울특별시의 인구 약 1000만 명을 제외한 4100만 명의 국민들은 지방에 거주하고 있지만, 국세와 지방세의 상대적 비율이 8:2, 중앙재정과 지방재정의 예산 편성이 약 6:4인 것에 비해 예산사용액 비율이 약 4:6으로 지방정부에서 사용하는 세금이 많지만, 그에 합당한 재정 상황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실정이다. 부족한 재정은 중앙정부로부터 이전받아야만 지방정부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재정 상황이 지속되면 지방정부가 힘을 쓸 수 없게 되어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뤄낼 수 없게 되고, 최종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지역 주민이다.

이런 현황 속에서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헌법상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은 117조와 118조 두 개뿐이며 그마저도 ‘법령의 범위 안에서’, ‘법률로 정한다.’라는 조항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국회에서 조정한다. 실제로 부산시에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고지 증명제’를 조례로 제정하려고 했으나 국회의 법률 위임이 없어 제정에 실패했다. 또한, 지방의 과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위에서 말했듯이 재정이 부족해도 중앙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지방분권에 대한 헌법의 현주소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분권개헌의 중요성을 말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복기왕 전 아산시장,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한경호 경남지사 대행이 1인 시위 및 개헌 촉구 운동을 시작했다. 일반 시민들도 온라인상에서 천만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는 지방분권개헌에 대한 관심이 커져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의회의 힘이 강해지면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줄어들어 교통체증, 주거시설 부족, 집값 안정화 등을 해결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국가에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개헌이 된다고 지역주민의 삶이 무조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개헌이 이루어지면 중앙정부의 힘이 분산되는 만큼 지방정부의 권력이 높아진다. 모든 정치권력에 해당하는 일이지만 권력을 쥐어진 인물은 청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은 지방의회에 신경 쓰지 못한다. 따라서 지방분권개헌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지방의회 인사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