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비란 학과의 운영을 위하여 학과 소속 학생에게 걷는 별도의 학생회비이다. 등록금 고지와 함께 표기된 학생회비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고지서에 표기된 학생회비는 총학생회를 운영하기 위해 학교에서 인정하는 공식적인 금액이고 학회비는 학과운영을 위해 학과 학생회가 걷는 비공식 금액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과의 특성에 따라 금액과 걷는 방식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학회비는 매년 금액, 강제 징수, 투명성 등 많은 논란의 요소가 된다.
 

학회비는 꼭 내야 한다? 일부 학과 체납자 명단 개재도

학회비는 비공식적인 금액이다. 따라서 납부를 하지 않는다 해도 학교시설 이용과 수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학과는 학회비를 내지 않는 학우들의 명단을 게시판에 게재하며 학과 행사, 학과 내 장학금 혜택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납부를 강요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학회비에 대한 안 좋은 소문도 있고, 또 등록금을 냈는데 돈을 또 내야 하는 것이 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렇듯 자율에 맡기는 학회비지만 ‘불이익’이라는 카드와 함께 일부 학과는 납부를 유도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학회비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학과 학회비는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금액 선정이다. 학회비 선정에 있어 대부분 학과 학생회가 금액을 선정하고 있다. 문제는 선정 과정에 있어 산출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경우 없이 금액만을 개재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용처이다. 학회비 사용은 학과 학생회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렇다 보니 학생회의 성격에 따라 사용처나 금액이 달라진다. 행사의 중요성이나 규모가 학생회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학회비를 낸 학우들의 권리는 무시된다. 세 번째는 납부 방법이다. “1학년 때 한 번만 납부를 하면 된다.”는 말과 함께 학회비를 소개한다. 문제는 아직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회비를 걷어 사용처와 목적을 설명하기보단 납부만을 강요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2013년 남서울대학 전자공학과에서는 학회비를 내지 않는 신입생을 재학생이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학과 학회비 꼭 추가 징수를 해야 하는가?

학회비 징수 논란은 매년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학과에 지원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어 학과의 입장에선 학회비를 추가로 징수하지 않는 방법 말고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무리다. 경산시 소재에 4년제 대학 학과 학생회로 직무를 맡은 16학번 박모 학우는 “학회비가 제대로 모이지 않으면 학과 행사 진행에 있어 예산이 많이 부족해 매우 부담된다. 학교 측에선 술이나 유흥이 들어간 행사에는 교비를 지원하지 않는데 과 전통이나 행사의 성격들을 고려해서 빠질 수 없다. 그래서 학회비는 꼭 필요하다.”며 학회비에 대한 집행부의 입장을 전하였다.

매년 반복되는 학과 학회비 문제 해결 방법은 없을까?

경일대학교의 경우 2010년부터 학과 학회비 징수를 일절 금지하고 있다. 애초에 등록금 고지서와 같이 공지되는 학생 자치회 금액을 높여 학교 차원에서 학생회비와 자율 납부를 보장하고 있다. 경일대학교 학생지원팀 정진규 담당자는 “학회비의 투명성과 반강제적 납부에 대해 많은 학우가 불만을 느꼈다. 이에 우리대학은 자율로 낼 수 있는 환경과 공식적으로 학회비를 걷어 학교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 학과마다 공식적인 행사가 있으면 담당 교수의 도장과 학과 회장의 도장 등 결재 문서를 통하여 접수를 한 뒤 타당성을 검토 후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다.” 고 말했다. 경일대학교의 사례는 학회비 논란 해결에 있어 좋은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학회비는 매년 반복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투명성, 공정성, 납부 방법 등 다양한 것들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조금 더 성숙한 대학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이러한 문제점들을 주도적으로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