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 사이에 ‘성산리더십캠프’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발단은 지난 7월 9일 국가장학금 2유형의 미지급 사태 과정에서 비롯됐다.(‘올해 1학기 국가장학금 2유형 미지급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2018.07.11.)) 당시 1학기에 2유형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며 SNS 공간을 뜨겁게 달구는 한편 한국장학재단, 장학복지팀 등 관계기관에도 항의 전화와 민원이 빗발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생대표들이 사이판으로 놀러 갔다’는 내용의 비난글이 올라오면서 불똥은 총학생회를 포함한 중앙자치기구로 옮겨 붙으며 비난여론이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총학생회 간부 일부는 ‘성산리더십캠프’의 일환으로 사이판에서 진행된 강제징용자 추모행사에 참여했으며, 총대의원회와 총동아리연합회, 졸업준비위원회 등 중앙자치기구 관계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 - 대구대학교 홈페이지

▪ ‘성산리더십캠프’란 무엇인가?
‘성산리더십캠프’는 우리대학 설립자인 故 성산 이영식 목사의 호를 딴 프로그램이다. 이영식 목사는 1975년 당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괌을 방문했다가 현지인을 통해 사이판과 티니안에 조선인의 유해가 많이 묻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된다. 사이판과 티니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장소로, 당시 일본은 군사기지와 활주로 건설을 위해 많은 식민지 조선인을 강제징용하였고, 이에 전쟁의 폭격과 굶주림, 수많은 질병들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이 목사는 조선인 유골 발굴을 위해 사이판으로 가게 되었고 현지에서 ‘조선인의 묘(朝鮮人之墓)’라 쓰인 묘비와 합장묘 3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 태평양지역 무명한국인 희생자 영령 봉환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한국으로 유골 봉환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했고, 우리대학은 이 목사 사후에도 설립자의 뜻을 기리고자 매년 ‘해외희생동포추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추모식에 참가해왔다. 특히 2016년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사이판에 자체 추모비를 설치하여 매년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추모식에는 학교 관계자와 학생 대표자들도 매년 참석하고 있다.

▪ 총학, “정당한 부담금 내고 설립자 추모행사에 다녀온 것”
총학생회 및 중앙자치기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총학의 한 관계자는 “성산리더십캠프는 본래 다른 부서를 통해 매년 진행돼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지난해부터 행사가 중단되었고, 이에 학생지원부와 학생자치기구가 협의를 통해 ‘故 이영식 목사가 이역만리에 묻힌 선조의 유골을 앞장서 국내로 이송하는 등 국가에서 하지 못한 대업을 대신해 온 것은 평가받아야 하며 우리대학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그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학생들을 대표하여 사업의 주축이 되기로 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서 제기된 ‘사이판 휴양’ 의혹에 대해서도 “휴양의 목적이 전혀 아니었으며, 강제 징용되어 고초를 겪은 우리 선조들의 억울함과 넋을 기리기 위함”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학 주관으로 구성원이 해외로 출국할 경우 자부담이 50%라는 원칙을 준수하였으며, 구체적인 자료가 궁금하다면 관계부서를 통해 열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 비난여론에 대하여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반대의견이 높아진다면 즉각 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학생지원부, “어떤 식으로든 개편 진행할 것”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학생지원부 관계자는 “설립자의 뜻을 기리는 사업인 만큼 내년에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참가자 선정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경우 앞으로 면접을 통해 참가인원을 선발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행사진행방식에 대한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국가장학금2유형 미지급 사태와 맞물려 학생자치기구에 다소 과도한 비난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 또한 설립자의 뜻을 잇는다는 취지도 나름 의미가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어떻게 프로그램을 개편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