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영 교수(DU인재법학부)

천만다행이다. 우리 대학이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으로 분류되었다. 크게 축하할 일이다. 지난 3년간 대학 구성원들의 희생과 대학본부의 노력 덕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생존은 이제 더욱 위태롭게 되었다. 당장 내년부터 시작되는 입시자원의 충격적인 감소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이 존재하는 기반인 교육현실을 직시하고 교육환경의 변화와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세계대학 만들기'에 치우쳐져 있는 현행 교육제도를 '지역대학 만들기'로 무게중심을 옮기도록 요구받고 있다.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내 산학협동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여야한다는 요구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균형발전의 큰 추세 속에서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이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매우 능동적이고 야심찬 지역대학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대구시가 마련한 ‘지역혁신인재양성 프로젝트’는 중점대학을 선정하여 연간 100억원, 향후 5년간 5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하고 대구지역이 요구하는 미래산업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또한 상생협력사업 차원에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대학혁신 지원규모는 1000억원 내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의 경우 의료, 미래형자동차, ICT, 로봇, 물산업과 에너지 융합분야 등 5대 미래신산업분야의 지역인재를 양성하여 산업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대 산업분야 혁신인재양성 중점대학을 선정해서 획기적인 지원을 하고자 한다. 우선 교육청과 협력하여 신입생 모집을 위한 대학 및 전공홍보지원, 둘째, 신입생에 대한 전액장학금지원, 셋째, 재학 중 매 학기 방학에 국내 관련 산업인턴연수 및 해외 관련 산업견학, 넷째, 졸업생의 최소취업보장과 그 외 학생에 대한 좋은 일자리 취업알선 등이다.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지역인재양성방안이다. 이에 대한 지역의 대학과 산업계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지역 대학입장에서는 신입생의 충원을 넘어 전국적으로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재학생 충원률과 장학금 수혜율, 졸업생 취업률 등 대학평가 핵심지표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의 대학에서 졸업한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수고와 지역 연고와 기반이 약해서 취업후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이직하는 직원을 줄일 수 있다. 직원채용비용의 절감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대구시의 입장에서도 지역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산업분야의 우수인재를 지역에서 배출함으로써 지역의 사회경제적 활력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대학에 대한 평가는 향후 3년 후에도 있을 것이다. 평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대학의 생존을 위해서는 대학을 둘러싼 국가적 그리고 지역적 교육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대비하고 준비하며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