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보궐선거 회칙 제72조 2-1항과 관련하여 대의원 임시총회가 개최됐다. 기존 회칙은 정·부 총학생회장 잔여임기가 120일 이내일 경우 보궐선거를 하지 않고 운영위원회에서 지명하여 중앙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14일 통과된 개정회칙에서는 잔여임기 180일 이내일 경우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만약의 경우 6개월이나 총학생회장이 공석인 상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회칙에는 운영위원회 내부적으로도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의 수를 줄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개정회칙은 9월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 총대의원회, “현실을 반영한 것”
총대의원회 의장은 이번 회칙 변경 사유에 대해 “선거에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이 만만치 않다.”면서 “매년 총학생회 투표율이 50%에 못 미치는 저조한 편이라 보궐선거도 번번이 무산될 경우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회칙을 개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행 회칙은 공직선거법의 국회의원 잔여임기와 같은 기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총대의장은 “우리 대학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 바뀐 회칙은 충분한 협의를 거쳤나
총대의장은 학생지원부에 자문을 구하고, 총학생회장과도 회의에 앞서 회칙 개정안과 관련해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요한 개정안을 두고 구체적인 사전협의 없이 안내만으로 그쳤다는 점에서 향후 총대의 일방적인 회칙개정이라는 문제제기의 불씨도 떠안게 됐다. 보궐선거 개정안은 총대의원회와 총학생회 선거에 적용된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대의원 총회에 참여할 수 없는만큼 관련 회칙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도 권한이 없으므로 그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총대 측은 “총학생회가 대의원 총회에 참여하려면 역시 회칙 개청이 필요하다.”며 현행 규정에 따른 조치이므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번 학기 첫 임시총회, 절차는 민주적이었나?
대의원장은 개정 회칙에 대해 숙지하지 못한 단대 소속 대의원을 위해 임시총회 자리에서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반결정을 거수로 결정하는 등 대의원들이 개인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워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이번 사안과 같은 중요한 내용을 담은 회칙을 13일 총회 후 곧바로 14일에 바로 통과처리 했다는 점은 과연 회칙 개정에 신중을 기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대의원의 의사를 확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