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2021학년 대입 정원대비 고졸자 9만 명 적어 서울 포함 17개 시·도 중 13곳서 역전현상 나타나 "벚꽃 개화 순서대로 지방부터 폐교 속출할 것“...."대학 50곳 망했는데 덮고 있다“
이것은 올 초 신문 지상에 등장했던 기사이다. 섬뜩한 현실이다. 물론 기사 사이 사이에 고등교육에 대한 무지가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가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4년제 대학 중 4분의 1이 사실상 도태됐다.”, "대학구조조정을 위해서는 퇴출대학의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일반사회교육과 안현효 교수

마치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지방대학의 도태를 기정사실화하고, 퇴출대학의 출구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진정한 이유를 무시하고 진실과 진실 사이에 주장을 섞어 넣고 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본다. 만약 내가 수도권의 대학교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는 않더라도 묵시적 동의나 가만히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사대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면 나는 살 수 있을 테니까. 지금 우리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모든 지역대학의 문제이며 또 한 두 대학이 잘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대학의 서열화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일부는 여기에 편승하고 일부는 이 문제를 해결 못해서 각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지역대학이라는 점은 변화가 없다. 1987년의 IMF 위기 때가 생각난다. 1987년 이전에도 위기를 이야기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한국 경제는 1987년 이전까지는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었다. 1987년 위기는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일-대학 위기-도 그런 것이 아닐까? 통계에 의하면 2021년 입학자, 즉 2년 후 입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대학은 현재 약 4천 명 정도의 신입생을 뽑아 약 1만8천명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약 10년 후 위기가 마무리 되는 시기에는 3천 명 정도만이 입학하고 1만 명 정도만 재학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를 잘 통과하지 못하면 우리 대학이 망하지는 않더라도 대학다운 대학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있다. 대학 예산이 줄어들면 교육에 투입되는 비용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교육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이 시기를 현명하게 통과한다면 다소 규모가 작아지지만 대학다운 대학으로 거듭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미래에 직면하게 되는지는 바로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위기가 아닐 때는 대학이라는 거대한 조직은 관성에 의해 운영되어도 문제가 없고, 여기에 무엇인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큰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위기 시에는 사소한 변화도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일종의 방아쇠(trigger)가 된다. 나는 지금이라도 대 토론회를 조직해서 우리 대학을 둘러싼 먹구름의 정체를 이해하고, 우리나라와 세계의 다른 대학은 어떻게 하는지를 분석하고,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여 실천을 결단해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