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찾아오는 추위와 반대로 학내는 선거 활동으로 뜨겁다. 올해도 어김없이 등·하교 거리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하여 각 단과대학과 학과 별로, 대표가 되고자 하는 후보자들의 표심 몰이를 볼 수 있다.
 2019학년도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중앙자치기구와 단과대학의 학생회 입후보자명단을 살펴본 결과 모두 ‘단독 후보’로 등록되어 있다. 특히 총학생회의 경우 2014년 단독 후보로 당선된 30대 ‘HIT’부터 6년째 단독 후보다. 단독 후보로 선거에 나오게 되면 선거 활동에 불필요한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유권자의 표가 단순히 찬성과 반대로만 나누어져 개표 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유권자에겐 단독 후보가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단독 후보가 나오면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공약 부분에 있어 소홀함이 발생한다. 경쟁상대가 있다면 유권자가 관심을 가지는 공약을 준비하게 된다. 각각 강조하는 공약도 다르다. 유권자는 본인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한다. 단독 후보라면 공약준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렇게 되면 공약은 정체되기 마련이고, 선택의 폭은 좁아지며, 단순히 찬·반의 의견을 행사할 권리만을 갖게 된다. 선의의 경쟁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경쟁상대가 없다는 것은 후보자 간의 비교가 불가하기 때문에 자질 문제나 공약의 현실가능성 등이 논란이 된다. 그러나 단독 후보이기 때문에 논란은 묻히기 십상이다. 또한, 선거 과정에 있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 뒤바뀐다. 우리대학의 경우 단독 후보로 선거를 치를 시, 총 인원의 50%의 투표율을 넘겨야 하고 그 중에서 과반 수 이상이 찬성하면 당선된다는 규정이 있다. 그렇기에 후보자들은 공약보다 투표율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된다. 실제로 이번 선거기간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후보자는 공약이 적힌 팸플릿을 나누어주는 것 이외에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학생의 지지를 받기 위함이 절대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공약보다 투표율이 우선시되어 선거의 의미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선거가 끝난 지금, 당선자는 정당성 있는 대표자로서 학생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내세운 공약 실행을 위해 제대로 된 준비 자세를 취해야 한다. 당선된 학생대표 구성원에게 당선의 심심한 축하를 보내며 더욱 탄탄한 2019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