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지만, 선거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생은 자신의 소속 학과를 밝히면서까지 이번 선거 과정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는 등 학생자치기구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개표 과정 중, 누락된 표에 대해 동일하지 않은 처리
이번 총학생회 개표과정에서는 선거에 참가한 유권자 수와 개표함의 투표용지 숫자가 맞지 않은 경우가 발생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이에 “단과대학 투표함에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무효표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표 도중 경상대학에서 발견된 총학생회 선거 투표용지 일부가 개표장에 뒤늦게 전달되어 합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투표함 개표가 끝나자 최종 52표의 투표용지가 모자랐지만 선관위는 당선을 선언하며 개표를 종료해버렸다. 다른 단과대학의 투표함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들 투표용지는 다음날 모두 무효표로 처리되었다. 이미 투표율과 찬성률이 당선에 필요한 수치를 넘었기 때문에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고 할 수 있으나, 유권자의 표를 자의적으로 찬성표와 무효표로 분류해버리면서 선관위가 정당한 학생들의 권리행사를 막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같은 사태가 선거의 공정성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위원장 개인의 판단에 맡겨져 버린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 현장에서 합산한 찬성표와 공식 발표된 찬성표 수치 달라
또한 당시 취재기자가 사진을 찍고, 기록한 총 집계표와 선관위 측에서 나중에 페이스북에 공고한 집계표가 다른 문제도 있었다. 개표 당일 개표장 화이트보드에 적힌 찬성표의 합은 총 7,101표였지만, 페이스북에는 찬성표가 7,372표로 기재됐다. 첫 번째 공고문에서는 앞서 지적한 52표의 무효표를 제외하는 바람에 찬성(7,372표), 반대(1,436표), 무효표(185표)를 모두 더한 값(8,993표)보다 총 투표수(9,043표)가 더 많은 것으로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듯 합산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고, 52표의 무효표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운영미숙 등은 이번 선거개표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를 보여준다. 취재기자는 당시 현장에서 합산한 찬성표와 공식 발표된 찬성표 수치가 다르다는 점을 집중 제기하였으나, 선관위 측은 “공식 발표가 맞으니 믿어 달라”고만 밝히며 적당히 무마하려는 자세로 일관했다.

학생자치기구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과 저조한 투표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쌓여 오히려 학생들의 무관심을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지나쳐선 안 된다. 보다 나은 학생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도 공정 선거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선관위가 지금처럼 ‘적당히 넘어가려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학생들의 더 큰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