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타지역에서 대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거주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기숙사와 자취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꿈에 그리던 자취를 해보자며 방학기간 동안 여러 원룸 혹은 투룸을 돌아다니며 꼼꼼하게 비교한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은 원룸, 투룸 입주도 막상 입주한 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너덜너덜해진 장판, 빛바랜 벽지, 수도 누수 등 입주 후 발견한 집의 하자는 임차인인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기자는 원룸, 투룸 임차인 등 자취를 시작하는 임차인의 기본적인 권리에 관하여 제보를 바탕으로 조정민 변호사(이하 조변)에게 자문을 구했다.

Q. 입주 후 책상 밑 장판이 너덜너덜해진 것을 뒤늦게 확인한 세입자. 이 경우 배상은?
조변 : 법적으로도 수선 의무가 존재하기에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벽지와 장판은 사용 수익에 제한이 있는 사항은 아니기에 법적인 조치보다는 집주인과 우선적으로 대화를 나눠 본 후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Q. 보수를 요청했지만 집주인이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변 : 원룸, 투 룸에 입주하여 살다가 하자가 발생하면 임차인들은 집주인에게 보수를 요청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때 이상적으로 하자 보수를 해결해주는 집주인이 있는 반면, 집주인 중 일부는 하자 보수 원인을 임차인이 사용하던 중 발생했으니 부담을 임차인에게 돌리는 경우가있다. 하지만 이 경우 대부분 방충망 수리 등 소액일 경우가 많아 서로 감정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벽지, 장판, 하수, 세탁기 등 옵션으로 붙은 물건들에 대하여 ‘임대차 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해야 추후 분쟁을 막을 수 있다.

Q. 법에 명시되어 있는 유지 의무란?
조변 : 민법 632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라 규정한다. 만일 집주인이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면 손해에 대한 근거자료(영수증 등)을 첨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 보상과 계약 해지 등도 요구할 수 있다.

Q. 집주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한다?
조변 : 원룸 계약을 위해 방문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아직 계약 만기 기간이라 거주 중인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집 주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들어가서 방을 보여주라고 한다. 법에 의하면 집주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무도 없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도 상관이 없다. 형법 319조 1~2항인 '주거침입·퇴거불응'에 의하면, 원룸 또한 개인의 사생활 장소이기 때문에 헌법상으로 주거의 불가침을 보장받는다. 아무리 집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세입자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방을 들어오는 행위는 주거 침입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민법 제652조인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는 보존행위와 해지권'에 의하면, 집주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하는 경우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부동산 거래에 익숙하지 않기에당연히 다음 세입자를 위해 방을 보여줘야 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다분하다.

2015년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세입자 권리 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이유로 54.1%가 ‘알지 못해서’ 라고 응답했다. 어렵고 복잡하지만 스 스로가 세입자로서 본인의 권리를 지켜야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