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고(故)김용균 군의 합동 차례가 2월 5일에 이뤄졌다. 노동계는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개선을 촉구 중이고 정치권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후속 조치에 힘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김용균 군 이전에도 강남역과 구의역 스크린도어 설치 노동자 사망사고 등 산업현장에서 많은 노동자가 희생되었다. 산업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법안의 재정비와 노동계의 투쟁이 반복된다. 여전히 산재사망율 1,2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 대한민국 산안법 역사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산안법은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서 근로기준법에 의해 규제되었지만 재해의 대형화, 직업성 질병의 증대, 중소기업에서의 재해다발 등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어렵게 되자 재해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1981년에 제정된 법이다. 제정 이래 1990년도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노사 동수 규정을 비롯한 노동자 참여권 확대와 정기 안전보건교육 실시, 직업병 예방을 위한 화학물질 조사 및 건강관리 수첩 제도 등 노동자의 건강을 신경 쓰는 법 조항이 꾸려지고 최근 8년은 하청 산재사망 문제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자 원청 책임 장소 확대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약속했다.

▶ 당정·대책위, ‘위험의 외주화 근절·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약속’
2월 7일, 민주당·정의당은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약속하며 산안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도금, 수은 등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을 제한하고 원청책임을 확대해 원청이 계약 형식을 통해 책임을 피하는 구조를 막고자 했다. 더불어, 산재 사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이전 산안법보다 1.5배 처벌수위가 강화되었다. 서부화력발전소는 산업현장에서 3명이 사망했음에도 무재해 사업장으로 지정되었다. 사망한 3명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라서 무재해로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은 김용균 노동자가 맡았던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를 새 공공기관으로 만들고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 민주노총, “모든 이들이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사회를 위해 투쟁할 것”
1월 18일 동성로 한일 CGV 앞에서 고(故)김용균 군의 추모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우리 사회 노동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 던졌다. 끊임없는 산업현장 산재사고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정부와 기업이 내세우는 비용과 효율이 청년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김용균 군 개인 이외에도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없는 투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1965년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이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분신자살한 이후에도 산업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의 목숨과 맞바꿔 지탱해온 70년대 산업화 현장의 모습은 오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여전히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