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마 한국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영화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프레디 머큐리를 추모하여 만들어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의 흥행 비결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퀸의 음악을 좋아하는 매니아층은 그렇다 치더라도 퀸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 세대들은 왜 이 영화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영화가 강하게 던지는 자유,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규범과 틀의 거부를 통한 무한한 가능성의 열망에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제목부터 자유로움을 연상시킨다.
 보헤미안의 어원은 프랑스어 보엠(Bohême)이다. 체코의 보헤미아 지방에 집시가 많이 살고 있었으므로 15세기경부터 프랑스인이 집시를 보헤미안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 단어는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예술가·문학가·배우·지식인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랩소디는 악곡의 형식 중 하나다. 음악용어로서의 랩소디는 주로 서사적·영웅적·민족적 성격을 갖는 환상풍의 자유로운 기악곡을 위하여 쓰인다. 그러니까 보헤미안과 랩소디는 ‘자유’를 공통분모로 하고 있는 셈이다. 예의범절과 질서를 중시하는 영국사회의 이민자 공무원 아버지가 프레디 머큐리에게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규율이었다. 남들과 다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모든 규범과 틀, 상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하며 형식과 장르의 벽을 뛰어넘은 퓨전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작곡하여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자유에 대한 욕망을 열정적으로 뿜어낸다. 그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기성세대도 청소년 세대도 자신이 은밀히 갈망하여 왔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억눌러왔던 자유를 깨닫고 프레디 머큐리에게 자신을 투영한 것은 아니었을까?
 영화의 흥행이 그 사회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면 자유를 상징하는 이 영화의 흥행은 한국사회의 부자유와 구속을 방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사회의 각종 경제적, 사회적 규제들은 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개인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을 옭아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1500개 기업 관련 법안 중 800개 이상이 규제 법안”이라 말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규제 공화국’이라 불린다. 규제만 완화하거나 기존의 법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만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사업은 탄력을 받아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15년 12월 콜버스가 처음 등장했다. 25인승 전세 버스로 강남에서 13개 서울 자치구로 승객을 실어 날랐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400여명을 넘어서면서 야근이 잦은 직장인에게 ‘택시보다 나은 버스’로 불렸다. 콜버스를 운영하던 벤처기업 콜버스 랩은 지난해 5월 콜버스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왜냐하면 정부가 세운 ‘규제의 벽’(여객법에 의하면 일대 다수가 아니라 일대일 계약만 허용한다)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여객법 유권해석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전세버스 탑승자를 모집하는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청년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부는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창업 지원 이전에 먼저 규제 완화부터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코리언-보헤미안’들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고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