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는 약 6%를 차지한다. 이중 47.4%가 괴롭힘 등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흔히 개그 프로그램에서 ‘게이’, ‘트랜스젠더’는 웃음 요소로 소비된다. 이렇듯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과 차별적인 시선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차별과 폭력의 위험에 놓여있다. 성소수자들은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정체성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현재의 삶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박혜경씨는 성소수자 자녀가 있다. 자녀가 처음 커밍아웃을 했을 당시,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들(지금은 딸)이 본인을 따로 부르더니 자기는 여자로 살고 싶고 남자가 좋다고 했다. 그 당시에 본인은 너무 놀란 나머지 ‘성인이 돼도 네가 남자가 좋고, 여자 하고 싶다 하면 그때 인정해 줄게’ 라든가 ‘그냥 여자 안하고 홍석천처럼 남자 좋아하면 안 되겠니?’라며 아이의 고민을 사춘기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현상으로만 생각해서 무시했다. 그 후로 아들과 사이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곁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장 도움이 돼야 할 부모가 무슨 짓을 한 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 사과하고 사랑한다고 했었다.”
성에 대해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고충이 많을 것이다. 박혜경씨는 “가장 큰 고충은 상처받는 소수자를 볼 때인 듯하다. 우리는 매년 퀴어 문화축제에 딸과 둘이서 참여한다. 그럴 때마다 반동성애 교인들도 퀴어 문화축제장 앞에서 반동성애 축제를 연다. 간혹 일부 사람들은 우리 딸이나 참가자들을 보며 ‘부모님이 너 그러고 다니는 거 아니?’, ‘너희들은 죄악이다’ 등 축제에 참여한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 그럴 때 우리 아이가, 아이의 친구가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는구나 싶어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소수자를 지지해주는 존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이 17일 공개한 ‘2018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동성애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은 49%로 전년보다 8.2%p 줄었다. 그러나 ‘나의 이웃이 되는 것’에 대해선 30.5%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여전히 ‘직장 동료’나 ‘절친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선 부정적 인식이 훨씬 컸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이웃보다 더 많은 교류를 요하는 관계에서 성소수자는 본인의 정체성을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자녀 혹은 주변인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시기라면, 성적 개념을 바꿀 수 있는 커뮤니티, 혹은 상담에 참석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점차 자신의 감정을 더 많이 열도록 독려해야 한다. 특히, 소수자를 포용하는 사회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에서 모든 사람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점을 되짚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