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이른바 ‘조국 사태’의 여파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 사퇴 이후상당 시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명수사’ 논란 등으로 이어지며 잠잠해질 기색이 없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교육관계장관회의에서 ‘금수저 입시 특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에서도 공정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정시 확대를 주문한 이후 교육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허울뿐인 ‘백년대계’, 정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

교육부는 학생부 종합 전형 개선 방안과 정시 확대 방안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서울 수도권의 일부 대학들에 대해 정시·수능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현 정부는 줄세우기식 입시보다는 고교 학점제와 같은 공교육 혁신 정책을 추진해왔기에 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교육당국의 일관되지 않은 정책 추진은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2008년도 수능 성적표에 표준점수를 없애고, 등급만 성적표에 찍혀 나오는 ‘수능 9등급제’는 정시 비중이 높았던 당시 입시에서 각종 혼란을 낳은 채 1년 만에 사라진 대표적인 교육정책 실패사례로 남았다.

‘양날의 검’ 현행 수시 제도, 다시 정시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입 입시가 개편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대입의 방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대학 지원자들에게 기회의 폭을 넓혀주고, 고교 서열화 방지 등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수시 모집의 경우도 그렇다. 
특히, 수시 모집제도가 전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내신 성적뿐 아니라 학생생활기록부 또한 입시 성적에 포함되기에 치열하게 학교생활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공부 외의 요소인 창의활동·봉사활동·동아리활동 등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발생했고, 생기부를 작성하는 교원의 영향력이 대폭 커져 공정성·평등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수시 모집제도의 부정적 모습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수능 위주의 입시 정책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올 11월, SBS가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명 중 2명가량이 ‘정부의 대입 정시 확대 방침’에 찬성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교육부 역시 이러한 국민적 여론에 맞춰 현행 정시 비율인 20%에서 30% 이상 확대하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고 있다. 

 

입학처, “제도변경 사항 아직 단정 지을 수 없어”

그렇다면 대학 입시 일선에 있는 관계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취재 과정에서 만난 교내 입학처 관계자는 정부의 기조 변화에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표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교육부에서도 예고 정도만 한 상황이라 어떻게 바뀌는지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학교 차원에서도 기존의 입학 데이터 분석·교육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입시 계획 변경 여부에 대해서도 “올해 입시 계획은 이미 세워져 확정되었기에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육부 정책이 변화한다면 내후년쯤 입시 제도와 계획을 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미 2021년도 입시 계획안까지 다 만들어져 대부분 고교에 배포된 상황”이라며 “2022년도부터 본격적인 입시 계획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아니라 정시 확대에 따른 지방대학의 신입생 모집 향방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정시 모집 확대가 확정된다면 전국의 지방대학이 신입생 모집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학교 측도 이에 맞춰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민 기자/신진성 수습기자  mongo2015@daum.net/hellofolks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