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대학
비호생활관의 ‘불편한 진실’
이규영 기자 | 승인2011.11.16 13:18

올해 들어 비호생활관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기숙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글이 부쩍 늘었다. 게시물의 대부분은 열악한 기숙사 시설과 자치회를 성토하는 내용으로 기숙사 사생들 이외에 일반학생들조차도 기숙사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지경이다.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는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또 하나의 ‘집’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즐겁고 편안해야 할 기숙사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구대신문은 비호생활관 시설 및 자치회에 관한 사항을 심층 취재하고, 이를 사생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4면에서는 기숙사 시설에 대한 불만사항들을 다루었고 이어지는 5면에서는 얼마 전 총대의원회에서 시행한 감사에서 자치회가 ‘F’등급으로 분류된 데 대한 의견을 중심으로 임원선거에 이르기까지 자치회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짚어 보았다. <편집자 주>

   
조리실
신애 1호관 조리실 내부 모습. 기숙사 내부에는 조리실이 한 군데 밖에 없
으며 냉장고 또한 세 대 뿐이다.

   

안내문
반찬 보관은 일주일을 넘길 수 없으며 일주일 후에는 폐기처분 된다는 내용이 주된 안내문이다
.

   

코인세탁기
500원 짜리 동전을 넣어야만 세탁이 가능하며 시간제한도 있다.

   

냉장고
이미 반찬통들로 가득 찬 냉장고는 더 이상 수용할 공간이 없어 보인다
.

기숙사 시설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제기되는 민원들
기숙사 이용 학생들은 타 지방에 살거나 대구에 살더라도 학교와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한 번씩 집에 다녀올 때면 적게는 일주일에서 많게는 한 달 분량의 밑반찬을 들고 올 때가 많은데 이 반찬통들을 어디에 둘 것인가는 공통된 고민거리다. 신애 1호관에 비치된 냉장고는 총 세 대. 언뜻 보면 기숙사치고는 적지 않은 수량인 듯하지만 1호관 거주학생이 3백여 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1대의 냉장고를 1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신애 2호관은 1호관과 같은 수용인원에 냉장고는 단 두 대 뿐이다. 이 같은 사정은 올해 완공된 향토생활관이라고 다르지 않다. 이곳 역시 다른 기숙사와 비슷한 수용인원에 냉장고는 단 3대 뿐이고, 다른 기숙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냉장고에 넣을 것이 있으면 억지로 자리 만들기에 급급하다. 항상 가득 차 있는 냉장고는 기존의 반찬통들을 아무리 밀어 넣어도 공간 만들기가 힘들다. 운이 좋아 빈 공간에 반찬통을 넣더라도 겉에다 호실과 보관하기 시작한 날짜와 이름을 적어야 하며, 비닐 팩에 싼 음식이나 보관 후 일주일이 지난 음식은 동의 없이 폐기처분된다. 이렇게 폐기처분되는 반찬통은 말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이다.
그렇다면 이 냉장고들은 얼마나 자주 또 깨끗이 관리되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기숙사 사생들은 누가, 언제, 어떻게 냉장고를 청소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물론 냉장고 안에서 반찬이 직접적으로 노출되지는 않고 있지만 냉장고의 위생은 분명 철저히 관리되어야 마땅하다. 우리 대학의 기숙사는 급식 형태의 식사가 따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강의가 있는 경우, 혹은 주말에도 과제가 있거나 집이 너무 멀어 집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은 한 학기 내내 밥을 사먹게 되는데 가끔 간단히 밥을 차려먹게 될 경우에 밑반찬은 필수이다. 그러나 이렇듯 부족한 냉장고 수와 까다로운 규칙들을 볼 때 기숙사 학생들의 불만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사생들의 문제제기는 비단 냉장고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급격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숙사의 난방 정책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호생활관 홈페이지의 ‘Q&A게시판’에는 난방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게시되어 있지만 답변으로는 기숙사 수칙과 온도 제한을 알리는 상투적인 글만이 올라와 있을 뿐이다. 현재 기숙사의 난방 정책은 밤12시부터 2시 까지, 새벽4시부터 8시까지 두 차례씩 중앙난방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난방이 필요하거나 지나치게 덥다고 생각하더라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요즘처럼 초겨울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 이 같은 사실은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된다. 현재 시점에서 잠잘 때 난방 기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집은 없을 것이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일반 가정집뿐만 아니라 영업 점포에서조차 밤새 난방기를 가동하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사생들은 바깥에서만 추운 것이 아니라 난방 통제로 강의실에서도 추위에 떨어야 하고, 심지어는 따뜻해야 할 ‘집’마저도 춥고 싸늘한 지경이다. 이는 사생들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밖에도 기숙사 인터넷 속도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수 사생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쓰는 인터넷 통신망인 만큼 빠른 속도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은 대부분 동의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숙사 인터넷 속도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학기 초에 기숙사내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제기된 데 이어 인터넷 속도에 대한 문제까지 겹쳐 사생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학 과제의 특성상 과제를 할 때는 문서작업뿐만 아니라 방대한 자료의 창고인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첨부파일을 열거나 저장할 때 속도가 너무 느려 자료 이용에 불편을 겪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큰 용량의 게임을 다운받는 것도 아니고 과제를 위한 첨부 파일을 여는 것에서조차 어려움을 겪는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이 같이 대학 홈페이지에 기숙사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 전 이미 같은 문제제기가 기숙사 홈페이지에서도 이루어진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사생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은 여전히 답보상태이다. 기숙사도 어떤 면에서 보면 돈을 받고 고객의 시설 이용에 책임을 져야하는 ‘서비스’ 기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곳이 다른 기관과 다른 점이라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시설이라는 점뿐인데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취나 하숙보다 기숙사 거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학교가 운영하는 시설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거주’에 대한 문제는 어느 누구에게나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사생들에게는 기숙사가 ‘즐거운 나의 집’이 될 수 있도록 대학 당국과 비호생활관은 보다 이용자인 학생들의 입장에서 시설에 대해 점검하고 건의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규영 기자  amusingstar@hanmail.net
<저작권자 © 두드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로 201 대구대학교 제1학생회관 대구대신문사·영자신문사·교육박송국
대표전화 : 053-850-5636~7, 5642  |  팩스 : 053-850-5669  |  발행인 : 김상호  |  편집인 : 이가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상호
Copyright © 2018 두드림.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