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대신문>과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임미애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그는 이번에 당선된 야권 의원 중 유일하게 대구 경북 지역의 국회의원이다. 임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그는 우리 지역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자신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임미애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비례·민주)

치열했던 총선 레이스가 지난달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야권 국회의원 수는 192명. 이 중 세간의 이목을 집중받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임미애 당선인이다. 그는 이번 총선서 TK(대구∙경북) 몫으로 민주당 비례대표 13번으로 공천받았고, 그 결과 턱걸이로 당선됐다.

임 당선인은 차기 국회에서 야권의 유일한 대구∙경북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TK 민주당 정치인이 국회에 진출한 것은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현권 전 의원 이후 8년 만인데, 김 전 의원은 임 당선인의 남편이다. 이로써 전∙현직 부부 국회의원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풀뿌리 정치인'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귀농했고, 이후 보수 정당의 지지세가 전국에서 가장 강한 경북 의성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군의원에 당선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재선 의성군의원을 거쳐 2018년 지방선거에서 최초의 민주당 지역구 경북도의원으로 당선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당적을 달고 최초의 여성 경북도지사 후보로 나섰고, 분전 끝에 20프로는 넘는 득표를 하며 선전했다. 

인터뷰는 본지 기자가 임 당선인에게 직접 연락을 통해 이뤄졌다. 임 당선인은 "(인터뷰에 앞서) 기성세대로 분류되는 자신이 대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민주당 정치인에 대해 지역의 대학 언론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감사했다"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모교인 이화여대 학보사 인터뷰 이외 정치 입문 후 대학 언론과의 만남은 처음이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당선 소감과 의정 활동 포부를 묻는 질문에 "지역의 민주당 당원들이 본인보다 더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당선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게 나에게는 훨씬 큰 기쁨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정체성은 지역에서 계속 정치를 해 온 사람이라는 것, 여성 농민이라는 점"이라며 "의정 활동은 이 정체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풀뿌리 지역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활용하여 지역의 정치를 살리기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임미애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前 민주당 경북도의원)이 지난 4일 동대구역 인근 카페에서 <대구대신문>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기자 촬영)

◇ TK 지역, 오히려 보수정당 득표율↑

"지역 언론이 선거에 개입"

이번 총선에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전국적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기성 언론과 정치권 인사들은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이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참패를 하며 다시 한번 'TK 자민련',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경합∙열세를 예측한 여론조사 기조와 달리 영남 지역 대부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수도권에서는 20석 조차 얻지 못하며 고전했다.

이러한 전국적인 민심과 달리 대구경북 지역의 득표율은 직전 21대 총선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21대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보수 정당 평균 득표율은 60%대 선이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70%대 득표율을 보인 지역이 다수 확인됐다. 임 당선인 역시 이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임 당선인은 지역의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선거 이후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국정 지지율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10프로나 떨어졌다. 국민의힘이나 지금 정권이 잘하고 있어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표심이 아니라 본다"며 "(지역 주민들이)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국민의힘에 투표하긴 했으나, 현 정부가 잘해서 투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역시 이러한 지역 민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기조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늘 선거가 끝나고 패배 원인을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 과정에서) 유독 보수정당이 주장했던 것이 야권이 200석을 얻으면 개헌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 '사회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들이 공공연하게 지역에서 떠돌았고, 단체 채팅방∙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내용은 보수 기독교 쪽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지역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작용했고, 주민들이 역결집한 것을 패배 원인으로 분석했다.  

임 당선인은 지역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총선 사전 투표를 앞두고 지역의 대형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 내용을 인용하며 "건강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여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 책무를 저버리고, 명백히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보도 행태는 한국 전쟁을 겪으며 분단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을 자극하는 것 행위는 분명히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 당선인이 인용한 해당 보도는 야3당이 지난 4월 29일,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상황이다.  

임 당선인은 보수 정당의 불안 심리 자극, 지역 언론의 편파 보도는 매 선거마다 우리 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행태임을 꼬집었다. 다만, 임 당선인은 "역결집을 막지 못한 책임과 후보들의 역량이나 자질이 지역 주민 눈높이에 부족한 면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대구경북 민주당의 과제"라고 했다. 

◇ "지역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나의 역할"

임 당선인은 우리 지역의 정치가 실종된 상황을 언급하며 자신의 당선이 중요한 이유로 '지역 정치의 복원'을 꼽았다. 그는 특정 정당이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지방의원 등 선출직을 절대적으로 독식하여 토론∙숙의 문화가 없는 것이 대단히 큰 문제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우리 지역은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평가받는다"면서 "정치라고 하는 것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고, 서로 다른 의견이라도 조율하고 조정하며 합의를 통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나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사실상 이러한 과정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기초의회, 광역의회, 단체장까지 수 십 년 동안 하나의 정당이 싹쓸이하다 보니 기초의회조차도 토론 문화가 없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민주당계 정치인들이 소수 의원으로 기초의회에 입성하며 토론 과정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행태가) 불과 몇 년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실종된 정치 복원의 중요성을 짚었다.

임 당선인은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주간경향과 인터뷰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상임위 배정을 희망한 바 있다. 

임 당선인은 "현시대 사람들은 너무나 다양하다"며 "현행 선거제도는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득표한 만큼 의석 수가 배정되는 것이 옳은 선거제도 개편 방향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전체 선거에서 25프로를 득표하면, 25퍼센트에 걸맞은 의석 수를 배정해 달라는 것이다.

임 당선인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광역의회의 경우 정당 명부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기초의회의 경우 중대선거구제로 운영되기에 다양한 정당들이 원내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비교적 넓다. 임 당선인 역시 처음 의성군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중대선거구제의 도움을 받아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광역의회의 경우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로 인해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의회 선거는 지역구 무투표 당선 비율이 68%에 달했다. 사실상 선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이로 인해 지방 의회에 무관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임 당선인은 "지방 의회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그런데 의회가 구성되는 방식도 살펴봐야 한다. 특정 정당이 모두 싹쓸이하니 공천만 받으면 되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를 살펴봐야 이 사람들이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다"면서 "지방 의회가 제대로 된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방자치가 대한민국에서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많은 유권자들이 지방의회가 할 일과 국회의원이 할 일을 헷갈려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정치의 책임 소재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가령 이런 것이다. 내가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고, 대학 졸업 후 이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데 지역 정치인들에게 어떻게 당신들이 우리를 붙잡아둘 것이냐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이 골목길 의원처럼 교부세 따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이는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 경북도의원 역임 당시 임 당선인이 도정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 (경북도의회)

◇ 우리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

임 당선인은 우리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꼽았다. 그는 경북 의성군에 사는데, 이곳은 고령화 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그의 경험에 의하면 지역 자체가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져 있고, 침체되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해 아무리 에산을 쏟아부어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청년들에게 농촌 사회 정착을 위해 수많은 지원을 했으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낮다. 임 당선인은 이를 두고 "'그 정책이 잘못되어서 성과가 없는 것인가?', '(정책을 시행하는) 정치인의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지역의 인구 구조와 활력이 떨어진 곳에서 어느 누가 와도 (청년 농촌 정착 사업과 같은) 이러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지역의 군수, 시장들 모두 이 같은 상황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애쓰고 분투하고 있는 점을 말하며 산업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북 지역의 한 제련소가 올해부터 생산 대폭 감산을 결정했다. 감산을 결정한 총량이 전체 생산 비율의 40프로에 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련은 전기를 통해 하는 산업인데, 최근 전기 요금이 너무 올라 감산을 결정한 것이다. 감산에 들어갔다는 것은 제련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만큼 실직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제는 기업이 전기∙재생에너지 문제를 심각한 현실의 걸림돌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례로 파악된다.

임 당선인은 "이러한 점을 지역에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 상 송전망을 통해 공급되는 전기는 대부분 지방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는 수도권에서 많이 하고 있다. 경북 지역의 경우 원전이 많은데 이를 두고 임 당선인은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 도입을 제안했다.

임 당선인은 "전기가 생산되는 곳에서는 좀 더 저렴하게 소비자들이 전기를 사용한다면 기업의 이전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기 요금도 싸게 제공하고, 송전망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면 기업이 지방 이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험상 경북에서 기업 인프라 예산을 지원해 주겠다고 해도 기업들이 안 온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이다. 현재 국회 내 수도권 의원 절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인데, 임 당선인은 이러한 수도권 의원을 설득할 사람은 경북 민주당뿐이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야한다. 이러한 부분에선 여야가 따로 없다"며 "정치인들이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 농업이 과거와 완전 달라져..

기술과 접목해 세계 무대로 나가야

임미애 당선인은 야권의 유일한 대구경북 몫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국회 유일 농민 출신 의원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적어도 식량은 자급자족 해야 한다"며 "주요 농산물은 우리가 스스로 키워 재배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만으로는 농업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후 위기는 심각하고, 이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임 당선인은 기후 위기 시대에서 농업의 미래는 IT와 6차 산업에 접목을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IT 강국에 인적 자원이 우수하다"며 "농업의 미래는 식량 자급의 관점이 아닌 기후 위기 시대에 여러 고차원적 기술이 접목되어야 농업의 미래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최근 농업은 과거 소작농∙자급자족의 관점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 사례로 현재 돼지 사육의 경우 자연에 방목하여 키우는 것이 아닌 일종의 공장식 축산으로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

돼지가 어느 환경에서 가장 잘 크는지 IT,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돼지가 느끼는 최적의 체감 온도∙습도∙바람 등을 자료로 만들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똑같은 육질의 돼지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돼지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분뇨는 모듈화 하여 전기로 생산한다. 딸기 생산 역시 스마트 밸리 기술력을 활용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대한민국 농업은 자급자족 수준을 넘어 세계 무대로 기술력을 가지고 수출할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능력은 청년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당선인은 지역 유권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임 당선인은 "(첫 의성군의원 당선은) 감사하게도 지역 주민들이 기회를 준 것이고, 두 번째 당선은 자신의 의정 활동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지지해 준 것"이라며 "민주당 당적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꾸준히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신뢰였다"고 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자신의 무기라고 했다. 

또한 임 당선인은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인생은 계획대로 경우가 많지 않다"며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 역시 처음 군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국회의원 당선까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귀농 당시에 정치를 할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면서 "지금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임미애 (국회의원 당선인) △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 제5~6대 의성군의회 의원 △ 경상북도의회 의원 △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 민선8기 경북지사 민주당 후보 △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김규민 기자  mongo2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