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킥보드 업체서 주차 페널티 도입 검토

"사고 시 보험∙배상처리 해주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전동 킥보드를 선호하고 있다. 우리 대학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대학 캠퍼스에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이용하는 이 킥보드는 불법 주정차 문제, 속도위반, 보험 처리의 어려움 등 여러 사고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에서도 킥보드로 인한 예기치 않은 사고로 신체 상해를 입는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킥보드 사고는 대학 안전사고 보상공제를 위한 캠퍼스 보험에 적용 불가 대상으로 포함되어 사실상 대학에서 피해 구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 반복되는 킥보드 문제..

사고에 속수무책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대학 한 재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킥보드가 뒤에서 들이받아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음주를 한 상태에서 킥보드 운전 도중 넘어져 찰과상을 입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킥보드 추돌로 인한 사고 발생 이후 몇 주 간 입원까지 했지만 보험 적용의 어려움과 더불어 가해자 측이 피해자에게 제대로 보상 처리를 해주지 않은 일도 있었다. 

이 같은 여러 사고에 대해 대학 당국은 안타깝다는 입장과 함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건의 경우 다 인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관련 관계자는 "사고의 범위가 큰 경우 대학 내 경비업체(ADT)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해 듣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관계자는 "작년에 대학 측에 접수된 사건은 3건 정도"라며 "그 외 나머지 사건들은 개별적으로 처리하기에 대학 측에서 다 인지는 하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상 우리 대학 캠퍼스 내 킥보드 사고와 관련된 통계 자료를 만들어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 당국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현행법 상 차량으로 규정하기에 큰 사고가 발생 시 사고의 피∙가해자들은 차량 보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다. 현재 필수 비교과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킥보드와 관련된 안전 수칙 및 경각심 고취를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캠페인 역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관계자는 "(킥보드 사고 방지 대책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에게 캠페인 또는 강제 조항을 통한 통제뿐"이라며 "다만, 강제 조항의 경우 학생들에게 의도대로 전달되지 못해 현재 상황에서는 캠페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주정차 문제도 심각

△ 전동 킥보드 하나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변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기자 촬영)

전동 킥보드의 불법 주정차 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다. 인도∙대로변 한가운데에 주차를 하여 통행에 불편을 주거나, 제대로 세우지 않은 채 바닥에 던져 놓는 사례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는 우리 대학뿐 아니라 전국의 대학들이 앓고 있는 문제점이다. 

현재 교내에 입점한 킥보드 업체 중 연락이 닿은 한 업체는 킥보드 불법 주정차 문제와 관련하여 "불법 주차는 원래 많이 있었다"며 "민원이 들어오거나, 시 당국의 요청이 들어오면 (사측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일부 킥보드 회사는 어플리케이션 공지를 통해 빨간색은 벌금 구역, 흰색은 주차 가능 지역, 회색은 페널티 발생 지역으로 설명하긴 하나, 현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에 대해 T사는 마이너스 ∙플러스 패널티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큰돈은 아니지만 50원, 100원 정도의 돈은 주차 구역에 반납 시 지급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올바른 주차 구역에 주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한 업체 차원의 자구책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불법 주차 문의가 들어온다"며 "킥보드 불법 주차 이용객에게 '반납 금지 구역'이라는 푸시 알람을 보내고, 대학 측과도 협의하여 반납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등교 시간에 자신이 이용하려고 자취촌 건물 1층 로비 안에 킥보드를 집어넣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러한 경우) 다른 학생들에게 '누군가 개인적으로 쓴다', '나쁜 짓을 하고 있다' 등의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유 킥보드의 사유화를 해주지 말 것을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업체 측은 본지를 통해 (킥보드의) 2인 탑승을 자제하고, 헬멧 착용 권고와 동시에 헬멧을 이용자가 착용하지 않더라도 길에 버리는 행위를 해주지 말 것을 부탁했다. 

◇ 대학 측, 킥보드 관련 

협의체 구성 중

현재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담당 부서는 대학 내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킥보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학생문화팀∙안전보건팀∙시설팀∙자산관리팀이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킥보드 탑승 시 준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총학생회 주관으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한 바 있으며, 학생 안전을 위해 킥보드 업체와 입점 계약 시 시속 20km 제한, 면허증 인증, 헬멧 구비와 같은 조항들을 계약 조건으로 내걸어 체결했다. 킥보드 운영 업체와 접촉하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이 이 협의체의 역할인 것이다. 

협의체는 축제 진행 시기 축제 중인 장소 근처에는 킥보드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고, 지난 2021년도에는 재학생 대상 전동 킥보드 안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학 관계자 중 한 명은 사회 제도보다 기술이 먼저 앞서는 문화 지체 현상을 언급하며 "킥보드에 관한 도로교통법이 허술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며 "법이 이용자에 대한 안전보다 운영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킥보드로 인한 불편한, 불안감 또는 사고로 인해 교내에 반입을 금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교내에) 킥보드가 없어지면 좋겠다"면서도 "교내 반입을 금지하여도 관련된 사고는 발생할 것이라 본다"고 우려했다. 

반면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기자에게 "자전거와 자동차를 비교했을 때 킥보드 사고가 제일 적다"며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면 조그마한 사고나 잘못이 크게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킥보드는 전기로 이동되는 수단으로 친환경적"이라며 "사고 시 최대한 보험∙배상 처리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