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의 작년도 신설학과 입시 전형 안내표 (출처: 영남일보)

우리 대학은 올해 총 6개 학과 (게임학과, 보건의료정보학과, 소방안전방재학과, 응급구조학과) 및 전공(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광고 PR전공, 웹툰영상애니메이션학부 웹툰전공)을 신설했다. 이처럼 대학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지속적인 학과 개편과 신설을 반복하고 있지만 학과 신설 이후 입학한 첫 신입생은 학과의 아무런 체계도 잡혀 있지 않아 적잖게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대학·학과 정보 상대적 빈약
학생회는 업무 미숙?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신설된 학과 학생들은 다수의 신설학과 재학생들은 정보 전달이 미숙하거나, 늦게 받는 점을 고충으로 꼽았다. 또한 신설 학과이다 보니 선·후배 관계가 부족해 학과 내에서 재학생들과 친해질 시간이 따로 없다고 했다.  

학과 명칭 변경 및 통폐합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신설학과 학생들은 이전 학번 재학생 없이 신입생만으로 구성된 학과이기에 타 학과에 비해 대학 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설학과 재학생 A 씨는 “올해 학과가 신설되어 교재·중간고사 등 정보가 부족하다"며 "학과의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임시로 맡은 학생회의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설학과 재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학생들은 “(정보 전달 및 행사 준비 안내와 같은) 대부분의 학생회 임무를 조교가 도와준다”고 했다. 신설학과의 경우 학회장과 학생회를 신입생들이 자발적으로 꾸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아직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신입생들은 구체적인 학생 활동 체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매년 신설되는 학과..
신입생들이 떠맡게 된 숙제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학 당국은 매년 기존 학과를 폐과 하거나, 신설학과를 새로 개설하는 구조 개혁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본부가 학과에 대한 구체적인 시스템을 설립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설학과 재학생들의 입장이다. 

2022년도에 신설된 군사학과 역시 이 같은 신설학과의 문제점을 겪은 바 있다. 구지민 군사학과 학회장은 "학과 내 정보를 동기들끼리 서로 열심히 찾고 공유하나, 정확한 정보를 물어볼 선배가 없어 힘들었다"며 "강의실 위치나 교내 시설 같은 대학 정보도 몰라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검색하여 알아냈다"고 했다. 당시와 현재도 같은 문제점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구지민 학회장에 따르면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학과 시스템 체계 설립을 위해 학생회에서 신입생을 위한 학교 시스템 안내, 경찰행정학과와 함께 법행정대학 내부도 제작 및 배부, 원활한 정보 전달을 위한 SNS 개설 등 방안을 마련했다.

구지민 학회장은 "(체계 마련을 위해) 학과장 교수의 도움이 가장 컸다"며 "학과 교수들이 신설학과 시스템 마련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입생들을 위해 같은 단과대학에 재학 중인 3~4학년을 멘토·멘티로 연결해서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결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설학과는 기존 재학생 없이 신입생들로만 구성되는 학과이기에 학생회·선배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신설학과 문제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 신입생들의 몫이 되어버렸다. 신설학과의 고충을 해결할 체계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