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 참여 보류 결정에 비판 쏟아져

△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전국 대학이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두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3월 22일까지 교육부에서 예비지정 신청서를 접수받았는데, 우리 대학은 올해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대학은 경일대, 대구가톨릭대와 함께 연합 형식으로 지원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년도 글로컬대 사업 성과와 해당 사업 지정을 위한 구조조정 등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본 결과 신청하지 않았다. 대학 당국은 경북도가 추진하는 라이즈 사업 지정을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글로컬 사업은 경일대·대가대가 함께 신청했다. 

◇ 지난 2년 간 입시 성과 성공에

글로컬대 신청 필요 없다고 판단

글로컬대학30 사업은 교육부 주관 하에 30개의 대학을 최종 선발한다. 지정된 대학에는 천 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대학 차원의 혁신적인 사업 구상을 도모하고, 지역과 상생을 이루고자 하는 게 본 사업의 목적이다. 올해 대구·경북 지역 대학 가운데 우리 대학만 도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학 당국은 단독 신청 접수보다 전년도와 동일하게 연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판단했으나, 대학 본부·법인 이사회 간 사업 신청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 이후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고 최종적으로 올해 사업 신청서 제출 보류를 결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대학 구성원들은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우리 대학만이 참여하지 않아 금전적 손실과 대학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지난 2년 간 구조 개혁을 통해 입시 성과를 성공적으로 거두었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 입시 성과를 토대로 글로컬대학 30을 굳이 신청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게 대학의 판단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글로컬대학 30 사업 본 목적은 대학의 혁신적인 사업 방안이 심사 대상이다. 이를 통해 지역과 상생하여 교육 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인데, 대다수의 글로컬대학 지정 대상 학교를 살펴보면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됐다. 사실상 교육부가 혁신성을 염두에 두기보다 대학 스스로에 자체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학 측 관계자는 "이미 우리 대학은 구조 개혁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는 대학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글로컬대학 사업 지정을 위함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년도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 당시 우리 대학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업 공모를 제출했다. 그러나, 전년도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대구 지역 대학 대부분이 탈락하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를 두고 당시 교육부 차원에서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당시 연합대학 모델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 대학이 제출 보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합대학도 함께 했다. 대학 측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신청 보류 결정에 연합대학은 우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며 "이후 사업에서도 함께 연합 구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 글로컬사업 30 대신

라이즈(RISE) 사업 노릴 듯

대학 측은 경상북도 주관의 라이즈(RISE) 사업 지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방대학 지원체계인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이다.

라이즈 사업은 자자체의 주도로 지역발전과 연계하여 대학을 지원하고,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도 라이즈 시범 지역 가운데 경상북도는 기업 등 산업계·기초자치단체와 연계한 대학지원 전략제시, 대구광역시는 신산업 거점 글로컬 대학 및 정주형 특성화 대학 육성 등을 기조로 내세웠다.

대학 당국은 교육부 주관 글로컬대학 30보다 이후에 공모가 시작되는 경북형 라이즈 사업을 눈 여겨보고 있다. 대학에 따르면 기존 연합대학과 함께 오는 9~10월 경 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도 글로컬 사업에 대해서도 대학 측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대학 측 관계자는 "작년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대학의 성과나 올해 우리 대학 입시 결과 등을 살펴봤을 때 더 나은 대안이 필요했다"며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라이즈 사업을 통한 전략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 측은 "경상북도 자체 예산으로 경북형 글로컬 대학을 지정해서 지원하는 사업 방안도 있다"면서 "(라이즈 사업이) 아직 가시화되진 않았으나, 기존 연합 대학 형태를 유지하여 도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학 당국은 올해 글로컬대학의 심사 결과를 보고 전략적으로 분석한 후 내년 신청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리 대학의 글로컬대학 신청 보류를 놓고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교수회 의장단은 지난 3월 28일 글로컬 사업과 관련하여 총장실에 항의 방문했고, 이번 달 9일에는 교수회 자체 공청회 개최를 통해 대학 본부를 비판했다.

또한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한 학우는 본지에 글로컬대학 신청 보류의 이유를 취재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