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장 (출처: 전자신문)

최근 대한민국 물가 상황이 심상찮다. 영남일보는 지난 5월 12일 <월급 올랐는데 물가는 더 올랐다... 근로자 실질임금은 뒷걸음질>을 통해  "대구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5%p 상승했고, 체감 물가 지수 역시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학가 원룸촌으로 불리는 평사리, 내리리, 상림리 등 역시 물가 상승에 따른 체감 피해를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원룸촌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재학생 다수는 <대구대신문>을 통해 인근 마트의 물가가 비싸게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대학가 원룸촌에 거주하는 재학생들의 주요 생필품 구입처 및 수요 조사와 원룸촌 물가 체감 수준을 취재했다.

◇ 소셜커머스, 인근마트 이용률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평사리, 내리리, 상림리에 거주하는 자취생을 대상으로 평소 생필품 및 식재료를 구매할 때 어디를 가장 많이 이용하냐는 질문에 쿠팡 등의 소셜커머스가 37.4%, 거주지 인근 마트가 33.3%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와 인근 마트 이용률이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또한 설문 응답자 중 일부는 하양에 있는 마트, 정문 다이소, 편의점 등을 이용한다고 답변했다. 하양은 주변 아파트, 빌라촌 등의 거주지 환경과 상권에 의해 식자재 마트 같은 다양한 생필품 구입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처럼 하양에 위치하는 마트 역시 우리 대학 자취생들의 인근 마트와 소셜커머스 이용률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사리 전경 (출처: 디지털경산문화대전)

◇ 원룸촌 물가 정말 비싼가? 

본지가 직접 살펴보니 

본지는 주요 생필품(욕실 용품, 세탁 용품 등)을 선정하여 인근 대학 원룸촌 주요 마트 가격대와 소셜커머스의 평균 판매가를 비교 조사했다. 세탁 세제(1.5L)는 A마트와 C마트는 8,000원, B마트는 7,000원대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소셜커머스의 평균 가격대는 6,000원~7,000원대 수준으로 판매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샴푸 등의 욕실 용품은 세 마트 모두 7,000원 후반에서 8,000원 초반대의 평균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소셜커머스의 평균 가격대는 6,000원~7,000원 수준이었다. 소셜커머스 비교 결과 평균 판매가와 비교해 인근 마트의 주요 생필품 가격은 약 18%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의 경우 주요 품목으로 햇반, 아이시스 생수, 인스턴트식품(3분 카레), 비비고 묵은지 김치를 선정하여 조사하였으나 인근 대학 원룸촌 주요 마트에 가격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파악하기 어려웠다.

햇반의 경우 인근의 마트 (할인 가격을 기준으로) 1,980원, 1,500원, 1,2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생수 아이시스(1.5L)는 개당 최저 가격 750원부터 1000원이었고, 3분 카레의 경우 가격 표시가 된 한 마트의 경우 1,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비비고 묵은지 김치 400g의 경우 5,000원 선에서 대부분 책정됐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랑 비교해 본 결과 비슷한 사이즈의 햇반의 경우 개당 900여 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아이시스 생수(1.5L)의 경우 개당 700원 대, 3분 카레(쇠고기 카레)의 경우 1천 원 대, 비비고 묵은지 김치의 경우 4천 원 대였다. 

◇ "오히려 소셜커머스랑 가격이

비슷해야 수요 확대 가능"

우리 대학 자취생의 거주 비중이 가장 높은 평사리의 경우 대다수 학생들이 이용하는 마트가 총 세 곳이 있다. 하지만 이곳의 수요는 대구대학교 자취생들과 인근 거주민들에게 국한될 뿐 타 지역에 비해 소비자 수가 한정되어 있다. 

특히, 본지가 진량읍 공단로에 직접 찾아가 주요 마트의 생필품 등 가격과 소비자층을 취재한 결과 대학 인근 마트 가격보다 평균적으로 천 원가량 더 저렴한 편이었고, 소비자층은 일반 가정 및 외국인 노동자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대학 인근과 하양읍, 진량 공단과 비교해 보면 주요 소비계층·소비자 숫자 및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가격 형성의 차이점을 가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재 물가 수준 역시 대학 주변 상권의 물가 책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즉, 환경적 요인∙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타 지역과 비교하여 우리 대학의 물가가 다소 비쌀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대학 일반사회교육과 안현효 교수 (출처: 전기신문)

우리 대학 일반사회교육과 안현효 교수는 "(우리 대학 인근과 하양읍·진량공단과 비교했을 때) 원가 측면에서 크게 세 곳 모두 다르진 않을 것"이라며 "하양읍 또는 진량 공단에 비해 우리 대학 인근으로 들어오는 물건의 원가, 유통비가 크게 비쌀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안현효 교수는 "(대학 인근의) 수요 특성상 경쟁이 없고, 다른 지역의 경우 물품 가격이 비쌀 시 다른 곳으로 가겠으나 이곳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며 "수요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비싸도 어쩔 수 없이 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다만, 소셜 커머스에 비해 인근 대학 마트가 물품이 더 비싼 점에 대해 안현효 교수는 "오히려 사업자들에게 손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안현효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 자취하는 학생의 경우 물건을 구매 시 어느 정도 계획하고 소비할 것인데, 이 경우 인근 마트와 소셜 커머스 상 가격 차이가 없다면 차라리 학생들이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안현효 교수는 급한 구매가 아니어도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경우 인근 마트에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소셜 커머스의 가격에 맞춘다면 학생들이 굳이 온라인 구매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안현효 교수는 "변수를 하나 생각한다면 (인근 대학 마트의 경우) 방학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방학 때 손실을 막기 위해 일부 가격을 높여 학기 중 메꾸려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셜커머스와 오프라인 가격 차이로 인해 학기 중 고객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는 것 역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