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판, 대책 마련해야" MBC 뉴스 (2020.11.02)

최근 우리 대학 재학생들이 즐겨 쓰는 <에브리타임> 앱 내에서 지속적인 논란이 불거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모양새이다. 졸업생까지 포함하여 많은 동문들이 다수 사용하는 <에브리타임> 앱은 대학 내 정보를 얻거나 홍보∙여가 관련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이 익명이라는 특성을 악용하여 커뮤니티 내에서 성희롱, 악플, 불쾌한 게시물 게재, 쪽지충(에브리타임 내 쪽지 기능을 통해 사이버불링을 하는 이용자를 뜻하는 멸칭) 등의 부작용도 낳았다.

실제로 대구대학교 에브리타임에서도 한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칼부림 예고글이 게시되었고 이것이 기성언론을 통해 빠르게 보도되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다행히 해당 사건은 이용자들의 신고에 의해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으나, 당시 사용자들은 게시글 작성자가 같은 대학 재학생이라는 점 외 알고 있는 정보가 없었기에 큰 두려움을 떨어야 했다.

◇ 무분별한 연락에 이용자 차단하고, 

쪽지 기능 비활성화

본지가 직접 만난 <에브리타임> 내 부작용으로 인해 피해를 겪은 학우 ㄱ씨(익명)는 “성별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익명 커뮤니티 내) 여러 이용자로부터 친구 요청과 함께 연락처를 달라는 요구가 담긴 쪽지를 받았다”고 했다.

ㄱ씨는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기분이 아니라, 단순히 여자일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호감을 보여 불쾌했다”며 “계속된 거절에도 불구하고 연락처를 물어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결국 가해자와 원만한 해결을 이루지 못했고 피해 학우는 해당 이용자들을 차단하고, 쪽지 기능을 비활성화했다고 했다.

익명성 보장은 개인의 자유를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되는 책임의 부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피해 학우 ㄴ씨(익명)는 "(익명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다"며 "게시물이나 댓글을 작성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거나, (상대방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작성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커뮤니티에서는 피해자 개인이 가해자를 추적하기 어렵기에 가해 행위가 더욱 무분별해질 수 있다. 실제 피해 학생 대다수가 이러한 점을 이유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익명성으로 인한 책임 회피가 가능해지면서 해당 커뮤니티의 안전한 환경 조성이 저해되고 있는 것이다.

◇ 실명제 도입? 커뮤니티 취지 

생각하면 '갸우뚱'

또한 익명성을 빌미로 불쾌감을 안겨주는 게시글과 댓글을 접한 이용자들은 대체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 ㄷ씨(익명)는 "보기 싫은 글이 올라오거나 기분 나쁜 댓글이 달리니 학교에 이런 사람들 밖에 없나 싶다"면서 "학교 자체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ㄹ씨(익명)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물에도 불구하고 악플이 달린 경우를 종종 본다"며 "(게시글의 의도와 달리)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ㄹ씨는 단순히 개인적 불쾌감에 그치지 않고, 학교 전체 인식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해당 익명 커뮤니티의 실명제 도입 여부를 두고 인터뷰에 응한 대다수 이용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민감한 주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익명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점이 자신의 신원이 드러날 걱정 없이 고민을 나누고,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일부 이용자 역시 "익명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실명제를 도입하게 될 시) 게시물이 예전만큼 올라오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피해자 및 이용자 대부분은 커뮤니티 내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향해 "익명 뒤에 숨어서 본인의 욕망을 함부로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자 중 한 명은 "(가해를 하는) 상대에게 대응하지 말고 무시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제일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라며 "악성 유저를 신고하는 것 역시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까지 익명 커뮤니티 내 각종 문제점이 끊이지 않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사용자들이 인터넷 윤리 의식을 통해 긍정적인 커뮤니티 문화를 만드는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