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 총동아리연합회의 주관으로 대구대학교 노천강당에서 봄 축제가 열렸다. 해당 축제에서는 고정관념, 에디, 온에어, 오아시스, cml, 여섯줄, ius, 비호응원단의 공연들과 다양한 동아리 부스 활동을 진행하였다. 또한 하이키와 로이킴을 초청해 축제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5월 9일, 학생 커뮤니티에 수어 통역만 있는 것을 지적하며 구화인과 농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축제에 있었던 수어 통역사마저 제대로 된 통역을 하지 못하였다며 통역사의 미숙함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었다. 

수어 통역과 속기 지원의 문제는 지난해 ‘대동제’에서도 한번 붉어진 바 있다. 수어 통역이 없던 대동제에 이어서 이번엔 수어 통역 미숙과 속기 지원의 공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특수교육과 권순우 교수는 “대구대에는 구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보다 그 수가 더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봄 축제에서는 구어 사용자를 위한 속기 지원은 없었고 수어 통역만 지원되었으며, 이마저 통역사의 미숙으로 수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권 교수는 “외주업체를 통해 섭외한 수어 통역사는 공연 통역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전 준비도 없이 통역했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봄 축제를 관람한 청각장애인 학생은 “축제 처음부터 수어 통역사가 나온 것도 아니라 중간에 늦게 올라와서 수어 통역을 진행하였다. 그래서 축제 초반에는 통역을 못 받다가 중간쯤이 되어서 늦게 통역을 받기 시작하였다.”라며 봄 축제 당시의 문제점을 회상했다. 또한 “봄이라는 단어 수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화로 ‘ㅂ+ㅗ+ㅁ’ 라 진행했다. 그래서 계속 통역이 밀리면서 노래에 비해 한두 박자 이상으로 느리게 통역을 진행하였다.”라며 수어 통역사의 통역 미숙함으로 인한 불편을 전달했고, 뿐만 아니라 수어 통역사가 통역을 잘 못하여 중간에 농인을 보며 ‘수어를 못 해서 죄송하다’는 수어를 하며 노래 통역을 포기했던 일도 있었다며 이번 축제를 즐기는 것이 어려웠던 아쉬움을 전했다. 

이전에 진행된 축제와 이번 봄 축제에 대한 비교를 묻자 또다른 청각장애인 학생은 “이전 축제는 수어 통역과 속기 지원 두 가지가 꼭 있었던 걸로 안다. 그러나 작년부터 속기지원과 수어 통역 둘 중 하나만 나오기도 했고, 이번 봄 축제 때는 미숙한 수어 통역사를 외부에서 불러 제대로 된 수어 통역을 받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속기 지원이 없어서 수어 통역을 모르는 청각장애인들이 즐기기 어려웠다며 “수어 통역은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들이 즐길 수 있으나 구화인이나 수어를 잘 모르는 친구들은 수어를 이해하기 어렵다. 농인이 아닌 구화인으로서 수어를 잘 모르고 속기 지원이 없어서 무슨 말 하는지, 무슨 노래를 부르는 건지 잘 몰라서 축제를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축제 때 속기자가 없던 문제에 대해 “원래 축제 업무를 총학생회에서 진행하지만, 올해는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예산이 많이 줄었다.”라고 사정을 설명하며, 한정된 예산에서 업체를 찾은 만큼 높은 완성도가 나오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추후 가을에 진행될 축제에서는 속기사와 수어 통역사 모두 배치할 것이라 전하며 가을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