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대구대 학생들은 미개하다’라는 자극적이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의 주된 내용은 학생들의 공중도덕에 대한 비판이었다. 다소 거친 표현들로 많은 학생들에게 질타를 받았지만 한편에서는 ‘솔직히 맞는 말 아니냐’, ‘학생들의 시민의식이 바닥이다’ 등의 의견들도 나왔다. 사실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9년, 본지에서 학생들의 공중도덕 실태에 대해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길가에는 쓰레기들이 가득하고, 학생들의 담배연기는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교내외 소음은 줄어들지 않는다. 심지어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수업 중 학생들의 태도는 더욱 산만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러한 학생들의 공중도덕 붕괴는 우리대학뿐 아니라 많은 대학들의 현주소다. 몇 년이 지나도 반복되는 악순환, 이제는 바뀌어야만 한다. 그 씁쓸한 실태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학생으로서 가장 충실해야할 수업시간에 우리대학 학생들의 수업태도는 어떨까? 보다 생생한 현장을 듣기 위해 정훈 교수(교육학과)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정 교수는 “요즘은 학생 중 3분의 1 정도는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단위의 수업이다 보니 모두에게 신경을 쓰기는 힘들다. 타인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라면 크게 주의를 주지 않는다”며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따로 일일이 규제를 하는 것은 힘들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대학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타 학교에 비해 어떠냐는 질문에, “다른 학교의 수업에 가더라도 보통 3분의 1은 수업에 열중하고, 다른 3분의 1은 집중하지 못한다”며 “성별, 학년, 학교에 따라 수업태도를 정의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대구대 학생들은 미개하다’의 글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며, “일리가 있는 말도 있지만 우리대학만의 문제라고 여기기엔 무리”라고 이야기했다. “미개할 만큼 타인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수업태도의 학생들은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지금보다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면 수업을 듣는 학생의 입장은 어떨까? 도시행정학과의 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원어민 교수님들은 대다수가 절대로 스마트폰 사용, 잡담, 자는 것을 절대 허용하시지 않는다. 반면, 다른 교수님들은 강하게 규제하시지는 않는다. 또한 전공수업보다 교양수업이 학생 수가 많아서인지 잡담을 하는 학생들이 꽤 보인다”며 교수님과 수업의 종류에 따라서도 수업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중,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교인 만큼 대부분 학생들은 수업태도에 관해 비교적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대학생인 만큼 ‘교수님한테 안 들키면 괜찮아’, ‘남한테 피해 안가니까 괜찮아’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에서의 태도 뿐 아니라 교내와 교외를 가리지 않고 소음문제는 끊이질 않고 있다. 강의시간이 다른 만큼 수업 도중 복도에서 잡담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창문을 열어 놓고 수업을 하다 보면 건물 밖의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떠드는 소리가 그대로 강의실 안으로 들어온다. 다른 학생들의 소중한 강의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만 배려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겨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규제가 되지 않고 있다. 교내 뿐 아니라 기숙사, 자취방 등에서도 소음문제는 계속된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곳곳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한 자취생은 ‘샤워하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자취방들은 가까이 붙어있다. 생활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고성방가는 견디기 힘들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만큼 학생들은 보다 높은 공동체 의식과 시민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교양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교내외 흡연 문제는 본지에서도 여러 번 다뤄왔던 문제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비흡연자들을 위한 흡연자들의 배려와, 학교 측에서의 흡연 공간 마련만 이루어진다면 보다 쾌적하고 깨끗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수업도중 올라오는 담배연기,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담배꽁초들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또한 쓰레기 불법투기는 우리대학 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자취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CTV도 설치되고, 벌금도 물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리대학 근처 자취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봇대 곳곳에 쓰레기봉투들이 쌓여 있고 대부분 분리수거는커녕, 종량제 봉투조차 사용되지 않고 있다. 소수의 학생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불법으로 투기되고 있다. 원룸을 운영하면서 청소를 하고 계시는 한 아주머니와 어렵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학생들이 밤에 몰래 쓰레기들을 쌓아 놓는다. 음식물, 재활용 할 것 없이 뒤죽박죽으로 쌓아 놓기 때문에 뒤에 처리하려면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쾌한 것은 기본이고 비위가 상할 때도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해결책은 없을 것 같냐는 질문에 “계속 치워주니까 버리는 건가 싶어서 놔둬 봤더니, 일주일이 넘게 쓰레기가 쌓여서 악취 때문에 지나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다시 치웠다. 학생들이라서 신고를 하는 것도 힘들고, 한다 해도 쓰레기를 보고 주인이 누군지 알기가 쉽지 않다”고 대답했다. 특히나 “나는 내 건물 주변만 치우면 되지만 환경미화원분들은 아마 더 힘들 것이다. 학생들이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행동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 같이 살아가는 동네인데, 다들 무신경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많은 쓰레기들이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다들 여기 버리니까 나도 똑같이 해도 괜찮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도덕불감증으로 이어진다.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우리의 양심과 배려에 달려 있음을 깨닫고 보다 나은 우리, 그리고 대학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김다운 황보연수 기자  skkdw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