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Kidult)란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다. 키덜트란 어린아이의 키드(Kid)와 어른의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수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을 의미한다. 한때 키덜트는 심리적으로 어린아이로 남고 싶어하는 ‘피터팬 증후군’이나 허황한 꿈을 좇으며 현실에 관심이 없는 ‘파랑새 증후군’과 비슷한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여유를 찾는 사람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도라에몽을 좋아하는 연예인, 리락쿠마에 푹 빠진 대학생,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직장인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고 키덜트 전시회와 관련된  마케팅이 이루어지면서 어느새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몸은 20대 성인이지만 어릴 때의 향수를 간직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회에서 ‘키덜트’ 라고 부르는 그들은 누구인지, 그들을 상대로 나타난 ‘키덜트 문화’를 알아보았다.

동심으로 돌아가자! ‘키덜트 문화’

개인의 유년시절을 함께 했던 향수와 맞물려 새로운 문화를 형성했다. 헬로키티 핸드폰케이스를 사용하거나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도 키덜트 문화에 속한다. 특히 키덜트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완구류다. 기존에는 애니메이션 피규어 수집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키덜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이제는 완구류에도 다양한 키덜트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최근 캠핑 열풍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무인 조종 헬기와 자동차 그리고 익스트림 촬영용 카메라 등 ‘야외형 키덜트’ 상품들이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좋아하는 캐릭터나 관심분야에 관련된 아이템을 수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온라인 매장에서도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여 다양한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키덜트의 종류는 프라 모델, 피규어, 레고 혹은 블록 인형 등 다양하다. 남성들 같은 경우 프라 모델과 Rc 피규어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여성들 같은 경우는 봉제인형 혹은 구체관절인형 등 인형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릴 적 장난감이었던 레고(Lego)는 장난감 중의 독보적인 세계 브랜드였고 아직도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레고 시리즈부터 레고 피규어까지 또 팔지, 열쇠고리 등 패션 아이템으로도 생겨나고 있다.
키덜트 문화가 부쩍 주목받는 이유는 타 산업에서도 키덜트 코드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패션·영화·대중문화에서도 키덜트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으로 상품 흥행을 유도한다. 패션업계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키덜트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우리나라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콘셉트로 성인 관객층이 이례적으로 두터웠다. 가족 관객뿐만 아니라 20~30대 관객도 많아 전체성인 관객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어느새 우리의 깊숙한 부분까지 키덜트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분야를 접할 기회가 많은 20대는 키덜트 문화를 누구보다 많이 접하고 있다. 이에 키덜트인 한 학우를 만나 키덜트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생들의 키덜트, “어른도 가끔은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유혜수(도시행정·13)

1. 키덜트의 정의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어른이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놀 법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사람. 하지만 요즘 키덜트의 기준이 굉장히 모호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에 겨울왕국이 굉장히 흥행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좋아하는 어른들도 생기고 넘어서서 디즈니 팬도 굉장히 많아졌다. 그 여파로 애니메이션에 관한 관심도 이전에 비해 놓아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키덜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 키덜트 문화 향유의 장점은?
나는 레고와 같은 내 취미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인형이나 로봇을 수집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을 법도 한데, 요즘에는 그런 선입견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상대방이 나의 취미를 존중하고 받아들여준다면 서로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촌 동생들과 같이 어린 아이들이 놀러오면 나의 레고들을 보고 호기심과 흥미를 보인다. 아이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3. 키덜트 문화 향유의 단점은?
나의 취미를 존중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나의 취미가 레고조립이라는 것을 알고, ‘대학생이 아직도 그런 것을 가지고 노느냐’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흥미 있는 장난감이 될 수 있고, 단순한 블록이 아니라 개성을 표현해내는 방식 중에 하나라고 설명하지만 이해하지 못하시는 어른들도 계신다. 그런 시선들이 키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속상하다.
 
4. 키덜트 문화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예전보다는 키덜트 문화를 향한 편견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사람들의 그런 편견도 사라져서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숨지 않고 자유롭게 키덜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어른과 아이가 구분되지 않고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보통 장난감은 유아, 어린 초등학생이 가지고 노는 물건을 뜻한다고 알고 있고 그 연령대의 아이들만 향유하는 문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고 성인이 되어서도 장난감들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키덜트’이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키덜트들의 행동은 아이일 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퇴행적이고 퇴화적인 습관이 아니다.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이고, 건강한 취미생활의 한 종류이다. 또한 이제는 개인의 취미를 넘어서서 기업 차원에서도 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운동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덜트 문화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숨어서 즐기는 취미도 아니고, 소수만의 위한 문화도 아니다. 하나의 문화 컨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키덜트’가 예상보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지현 황보연수 기자  qkrwlsghd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