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의 A여대 총학생회가 축제기간 동안 청소노조가 교내에 설치한 파업 관련 현수막을 철거했다. 미관상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미리 청소 노조 용역업체에 현수막을 철거해 달라고 공지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총학생회에서 직접 철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았다. 축제 때 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자 A여대 총학생회는 “학교와 노조 그 어느 측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위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 재밌는 축제가 끝나고 나면 청소 노동자들에게 치워달라고 할 것 아니냐”며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편 이와 대조되는 행보를 보인 대학도 있었다. 서울의 B여대에서는 ‘엄마를 부탁해’라는 연대 주점을 기획하여 ‘미화 어머님’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최저임금 쟁취를 함께 지지하였다. 다소 이기적인 행보를 보인 A여대와 달리 서로에게 힘이 되는 작은 사회를 기획한 B여대는 네티즌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B여대 외에도 청소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대학생들의 선행이 제보되었다. 어떤 대학들은 학교 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고, 글이나 말로서 학교 노동자들의 수고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거나, 장애학생들을 위해 축제 공연 자리를 마련하는 등의 배려들을 보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공부를 잘한다고 명문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볼 줄 알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야 명문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언제부턴가 대학이 취업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더 이상 진리를 탐구하지 않고, 정의는 잊어버렸다. 약자를 위해 맞서 싸우기는커녕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지 않으면 신경도 쓰지 않는다. 각자의 삶만 이어나가기 바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앉아서 병들어 가는 사회를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사회가 우리를 각박하게 만든다고 할지언정, 大學生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젊음의 패기로 병들어가는 사회를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소리쳐야 한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대학에 온 이유이다. 개인주의와 혐오주의가 만연해가는 사회에서 정의를 외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들만이 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 위의 ‘용기 있는’ 대학과 대학생들이 점차 늘어나 우리들 스스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학점, 자격증, 취업, 등록금, 아르바이트… 챙겨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는 ‘사람’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