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뇽인은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이다. 우리와 동일한 뇌용량을 지녔고 평균 신장도 우리보다 작지 않았지만 당시 이들은 수렵채집생활을 해 나갔다.

약 1만 2천년에 중동에서 농사를 짓기 전까지 이들은 먹이를 찾아 넓은 들판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며 동굴에서 생활했다. 맹수라도 만나면 무서워 벌벌 떨며 도망치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 봤더니 이들의 손에 컴퓨터가 쥐어져 있었다. 도구라곤 돌로 만든 것 밖에 없는데 생전 보지도 못했던 아주 이상한 물건이었다.

두드려보고 부셔보고, 한참이 지나서야 호두를 깎거나 야생의 딱딱한 과일을 초벌 손질하는데 이 컴퓨터를 썼다. 그야말로 돼지에게 진주 목걸이를 던져 준 셈이다.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진화 과정을 둘러싼 수수께끼의 하나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다. 왜 원시인에게 현생 인류와 동일한 뇌용량이 필요했을까? 당시 이들은 도구로 돌을 썼고 별로 사고할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젊은 세대는 어떤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원시인은 아닐까? 아주 이른 나이에,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인들은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한다. 게임과 카톡을 하고, 페북도 하고… 아주 드물게 스마트폰을 사용해 자료를 검색하거나 책을 읽는다. 내가 대학생이었던 1980년대 중반,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신문이나 책을 읽는 게 아주 흔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책을 읽는 사람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이제 힘들어졌다. 덕분에 10대부터 목 디스크 환자가 부쩍 늘어났다. 똘똘이 폰을 보려면 고개를 숙이고 눈도 액정 화면과 가까워야 한다. 그냥 당연한 현상이라고 인정하고 비판하지 말아야 할까?

수업 첫 시간에 반드시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다. 교과서와 노트, 수업 계획서를 꼭 가져오라고. 그리고 ‘똘똘이’폰은 함께 자료를 검색할 때에만 사용하자고. 그렇게 수십 번 이야기를 해도 상당수의 학생들은 그들도 모르게 손이 스마트폰에 가 있고 카톡을 쓴다. 중독이다.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잠시라도 폰을 만지지 못하면 불안하다.

스마트폰은 그러나 카톡, 게임에 쓰기보다 훨씬 똑똑한 기능이 있고 쓸 수 있다. 그야말로 손에 쥔 최첨단 컴퓨터다. 구글은 저작권이 만료된 수십만 권의 책을 무료로 전자책으로 제공한다. 상당수는 그 분야의 고전이다. 영어나 중국어, 불어, 독어 등 원하는 외국어를 스마트폰에서 마음대로 공부할 수 있다.

해당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에서 라디오나 TV 방송을 인터넷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1980년대 나는 외국어 공부를 하려고 학교의 위성 수신 방송반에 가서 비좁은 자리를 찾아 방송을 보거나, 당시 금액으론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월급 정도 가격의 단파 라디오를 사야 했다. 그런데 단파 라디오는 전파의 영향을 자주 받아 청취하면서 종종 안테나를 조정하고 라디오 위치를 바꿔야 외국어를 잘 들을 수 있었다.

똘똘이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좀 줄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에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전화를 좀 더 다양한 용도에 알차게 쓰자.

젊은이들이여, 제발 스마트폰을 든 원시인이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