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 계급론이라는 말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아 화제가 되고 있다. 부모의 재산, 힘, 배경 등에 따라 자식을 수저의 재질로 계급을 정하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비꼬면서 등장한 것으로 인터넷에서 놀이처럼 번지고 있지만, 그냥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것으로 인해 요즘 청년들이 삶의 질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며 체념하고 살아가는 수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이제 그저 옛말일 뿐이라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 이를 더 두드러지게 말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3포 세대’ ‘5포 세대’ 등으로 불리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다수의 청춘이 ‘노력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자조 끝에 수저 계급론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과거보다 현재가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자녀가 그렇지 않은 자녀들에 비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이 문제의 심각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낙수 효과라는 이론이 있다. 정부가 투자 증대를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돌아감은 물론, 이것이 결국 총체적인 국가의 경기를 자극해 경제발전과 국민복지가 향상된다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지난 MB정부가 추진한 대기업 규제완화, 부자감세 등 경제정책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람과는 다르게 낙수 효과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양극화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잘 버는 사람은 더 많이 버는 소득의 양극화, 가진 자가 좋은 학교를 다니고 그에 따른 좋은 인맥을 만드는 교육의 양극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양극화는 자녀에게 세습되고 말이다. 이렇게 양극화가 가속화되면서 실패를 경험하는 많은 청춘들이 노력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어 점점 더 이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다.

정말 노력으로 바뀌는 것은 없을까. 물론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사회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노력으로 변하는 것은 없다고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개개인들의 노력으로 극복 가능성이 있으므로 터무니없고 허황된 소리라고 받아들어야 할 것인가. 정답은 없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원망과 후회, 체념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