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떨어졌다,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방을 구하는 많은 학우들을 위해서 생생한 체험기를 작성하기로 했다. 기자는 자취방을 구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각각의 상황에 맞는 팁(Tip)을 제공하여 정보가 필요한 독자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방은 어디서 어떻게 구하지?
부동산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는 내가 도대체 어떻게 방을 구한단 말인가? 혼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한숨을 쉬며 ‘직방’ 앱에 들어가서 방을 알아보라고 말했다. 내리리, 상림리, 평사리 등을 검색하자 주인을 찾는 빈 방들의 목록이 쫘르륵 펼쳐졌다. 사진과 함께 핵심 정보들이 전부 적혀 있었지만 이쪽에 문외한인 기자는 여전히 막막하기만 했다. 월세랑 관리비는 알겠는데, 사글세는 뭐지? 보증금은 처음에 내고 계약 끝나면 돌려받는 그거 아닌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와중에 더 큰 문제는 싼 방과 비싼 방이 무엇인지 즉, 가격비교를 할 수 있는 안목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방은 구했고, 이제 뭘 준비해야 되지?
먼저 가격을 보고, 사진으로 방을 슥슥 보더니 전화로 뚝딱 계약을 끝내버렸다. 물론 처음부터 다 계약한 게 아니라 초기 계약금만 걸어놓고 나중에 직접 가서 최종계약을 했다. 기자는 사기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한편으론 일이 간단하게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자취방에 가져갈 물건의 목록을 작성했다. 목록을 작성하다 보니 생각보다 새로 사야 하는 물건이 엄청 많았다. 기숙사에 들어갈 때 챙기는 물건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엄마가 작성한 목록과 내가 작성한 목록을 합쳐서 하나하나 체크 해 가며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 우체국에서 제일 큰 사이즈로 사온 상자 두 개, 중간 사이즈 하나, 여러 봉투에 물건을 가득 담고서 우리는 계약한 날, 차를 타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내리리에 위치한 자취방에 도착하자 방주인 아주머니께서 마중을 나와 계셨다. 기자는 부모님과 상당한 양의 짐들을 자취방으로 옮겼다. 기자는 그때서야 두 학기 동안 지낼 자취방을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직접 본 방은 정말 아담했다. 하지만 생활하기 불편해 보일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소인국에 놀러온 거인 같은 느낌이 들어 작디작은 방이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엄마는 방을 살펴보시더니 펜을 들고 아주머니와 함께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당장 그 자리에서 인터넷뱅킹으로 결제를 완료했다. 이체가 완료됐다는 문자를 본 기자는 씁쓸하기도 하면서 설레는 듯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짐을 마저 정리했다.                      

앱을 통해 방을 알아본다

* 방 구할 때 Tip
1. 방을 알아보는 경로는 크게 매물 검색 앱, 부동산, 인터넷 카페 등이 있다. 기자는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부동산 앱에 올라온 사진과 기본 정보만 보고 전화통화로 방을 결정했지만, ‘직방’이나 ‘다방’같은 앱은 허위매물+연출된 사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는 것이 좋고,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서 직접 가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2. 방을 고를 때는 부모님이나 자취 경험자의 조언을 꼭 참고하고, 학교와 가까운 거리인지, 방음은 잘 되는지, 단열은 잘 되는지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확고히 정한 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3. 방을 얻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부동산에 가서 주변 자취방의 평균 시세를 알아본다면 내 방인 싼 편인지 비싼 편인지 알 수 있다.

4.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방주인의 화려한 말솜씨에 빨려 들어가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는 것이 참 중요하다.

* 계약할 때 Tip
계약을 진행할 때 무조건! 꼭! 확인해야 하는 안전한 체크리스트를 알려주겠다.
1. 등기부등본을 떼서 저 사람이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 집이 근저당, 채권관리가 깨끗한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계약 직전에 소유명의가 바뀌어 있을 수도 있으니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은 동네 부동산을 가거나 또는 대법원 사이트에서 700원만 내면 언제든 열람 가능하다.

2. 계약할 때 대리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3. 임대금액, 잔금 등의 지급 방법이나 일정 등에 대해서 확실하게 정하고 꼭! 집주인 계좌에 직접 입금해야 한다. 계약은 몰라도 입금은 대리인계좌에 넣으면 안 된다.
 * 이사 완료 후 Tip!

１. 집에 들어간 후에는 동사무소에 가서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하자. 살다가 갑자기 집이 경매에 넘어가 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2. 불가피하게 계약 만료 전 나가는 경우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동의를 집주인에게 구해야 한다. 중간에 나갈 경우 본인이 양도할 사람을 직접 찾으면 되기도 하다.

3. 처음 집 볼 땐 몰랐는데 하자가 발견된다면, 귀찮더라도 발견 즉시 집주인에게 연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이 끝날 때 당사자가 하자를 발생시킨 줄 알고 보증금 일부를 떼어먹히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 도움 되는 팁들

1. 계약 만료 1개월 전 집주인에게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아무런 말이 없을 시 재계약한 것으로 간주되어 버린다.

2. 임대료 외에 이사 비용, 중개 수수료, 청소비, 관리비 등 추가 발생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3. 창문과 현관문을 모두 닫고 소음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체크해야 한다. 또한 벽을 두드려서 패널인지 콘크리트인지 확인한다. 콘크리트가 더 방음이 잘 된다.

4. 위생상 해충확인도 필수다. 방충망은 구멍 없이 촘촘한지 봐야 하고, 해충의 똥은 없는지 창문 틈, 벽, 싱크대 내부, 장판을 뒤집어 바닥을 체크해야 한다. 추가로, 우리대학 주변은 편의점 바로 위에 방이 있는 곳이 많은데, 간판 불빛 때문에 벌레가 득실대니 이점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