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100만평의 캠퍼스’라 불리며 넓고 아름다운 장소로 학생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먹다 남은 일회용 커피 잔이나 구겨진 종이컵 같은 쓰레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캠퍼스 크기가 워낙 넓어 쓰레기가 적게 버려지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지정된 쓰레기통이 아닌 길바닥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은 실제로 많은 편이다. 이에 기자는 학생들이 길바닥에 버리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알기 쉽게 구체화하기 위해 봉투를 들고 직접 주었다.
먼저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캠퍼스 내에서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 장소 중 한 곳인 웅지관 일대에서 주워보니 30분 만에 20L 봉투가 꽉 찼다. 다음으로 월요일 오전 7시부터 성산홀을 기준으로 서쪽 일대를 쭉 돌며 주운 결과 50L 봉투가 30분 만에 꽉 찼다. 낙엽 사이에 묻혀 있거나 수풀 깊숙이 박혀 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막상 주워보니 쓰레기를 줍고 허리를 펴기 전에 이미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들이 잔뜩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양이 버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다. 이대진(조경학과·15)학우는 “공대 쪽만 돌아다니는데 쓰레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쪽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건우(사회학과·15)학우는 “우리학교는 계명대나 영남대에 비해 깨끗한 편인 것 같다. 쓰레기가 거의 없다. 근데 담배꽁초는 확실히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우리대학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진 않지만 인터뷰에 응했던 학우들은 쓰레기가 길바닥에 버려지는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 캠퍼스 안에서 건물외부 쓰레기를 줍는 환경미화원 A씨는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데나 버리는 양이 많아서 청소하는 사람으로서 애로사항이 많다. 지금 청소 인력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 일거리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일일이 다 따라다니면서 주울 수가 없다. 특히 커피나 음료를 안 따라내고 버리는 게 많은데 줍다가 흘러내려서 신발이나 바지를 버리는 경우도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생들이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학교에서 환경이나 쓰레기에 관련된 교육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교수님들 또한 연구도 좋지만 캠퍼스 환경에 더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며 환경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끝으로 “학생들은 무심코 쓰레기를 버리지만 처리하는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국엔 그게 다 학생들 등록금에서 나가는 거다. 그걸 좀 알았으면 좋겠고, 청소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는 건 지정된 쓰레기통에 버려줬으면 하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대학 환경미화원들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것은 캠퍼스 내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각 단대 게시판에는 원룸촌에서 불법 투기된 쓰레기사진을 보여주며 내리리와 평사리 등에서 하루에도 평균 3건의 민원이 들어온다며 학생들의 낮은 쓰레기인식 수준을 꼬집는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다.
우리대학은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공기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찾아오기도 하며, 대표적으로 산책하는 장소가 되었다. 여기에 자부심을 느끼는 학생과 교수님도 많다. 하지만 지금처럼 학생들의 환경보호와 쓰레기에 대한 낮은 의식수준이 지속된다면 아름다운 캠퍼스가 더러워져 부정적인 이미지의 장소로 변할 수 있다. 무심코 담배꽁초를 길바닥에 버리는 순간 자신의 등록금이 날아가고 오염된 환경은 각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