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 말고 학교 주위에 괜찮은 맛 집 없나?” “간단하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없을까?” 대학생이라면 한번쯤 이런 탄식을 내뱉었을 것이다. 사실 기자도 같은 대학생인 처지라 돈이 궁하거나 바쁠 때면 삼각 김밥,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채울 때가 많다. 집을 떠나 살게 된 후로 학식(학생식당) 말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한 적이 언제였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그러다 문득 건강하고 맛있는 ‘밥’되는 무언가가 먹고 싶어졌고 기자뿐만이 아니라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직접 나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을 다양한 우리대학 근처 맛집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엄마 밥이 생각나는 오늘, ‘개미식당’

▲ 개미식당 입구

주린 배를 붙잡고 가게 문을 열었다. “어서들 와요~” 들어서자마자 정겨운 목소리가 우릴 반겼다. 식당 안은 벌써 많은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우린 주저앉고 평소처럼 엄마정식 2인분을 시켰다. 주 메뉴인 김치찌개, 제육볶음, 그 외 계란찜, 두부조림, 콩나물무침, 도라지무침 등 푸짐한 반찬과 밥이 나왔고, 한가득 담겨오는 음식들은 우리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 개미식당 밥상

쟁반 위로 수북한 제육볶음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제육볶음은 간간하게 양념이 잘 배어져 있었고 그 속에 잘 버무려져 있는 양파는 아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그에 질세라 그 옆에 김치찌개의 매콤한 냄새가 코 속으로 들어왔다. 국물을 한입 떠먹자 입에 착 달라붙었다. 기분 좋게 씹히는 김치는 물렁한 듯 아삭했다.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함께 먹으니 맛은 더욱 풍성해졌다. 밥 한 공기가 금세 바닥이 보였다. 한 공기 더 주문하였다. “학생들 여기 밥 있으니깐 더 떠먹어요.” 그렇다. 개미식당에서는 푸짐한 반찬과 밥은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언제나 그랬듯 개미식당은 넉넉한 인심으로 손님을 대했고, 나도 모르게 엄마 생각으로 뭉클해졌다.
그렇게 뚝배기 안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이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은 뒤에야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야 한 끼, 잘 먹었다!” 언제나 푸짐하면서도 입에 착 붙는 맛. 개미식당에선 매일매일 바뀌는 다양한 밑반찬으로 어떠한 메뉴를 선택해도 항상 만족감을 더해준다. 그곳에서 사람 사는 맛을 느낀다. 엄마의 맛을 느낀다.

바쁜 일상 속 빠르게 간편하게 행복하게, ‘까또미오’

▲ 까토미오 입구

“후아… 오늘도 지각할 뻔했다.” 통학을 하기 때문에 아침밥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같이 연강인 날은 수업이 많아서 점심도 거를 때가 허다한 편이다. 4교시가 끝나자마자 친구와 같이 정문으로 달려갔다.
정문 바로 맞은편에 ‘까토미오’가 보인다. 우리와 같은 학생들이 많은지 벌써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까토미오’는 토스트&햄버거 전문집으로 그 곳을 한번 찾은 학생들은 그 맛도 맛이지만 그 곳만의 친절함과 신속함을 잊지 못하고 단골손님이 되기 일쑤다. “오늘도 많이 바쁜가 보네” 들어서자마자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우리를 맞았다.
항상 느끼지만 이곳은 종류가 정말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라 이곳에 들려 메뉴판에서 고를 때는 설레기까지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침 이번 한 주간은 행사기간이라 할인하고 있었던 더블치즈버거와 저렴한 계란토스트를 시켰다. 아침도 굶었던 상태라 배가 너무 고팠고, 나오자마자 입 안 가득 햄버거를 물었다.
햄버거 속 패티는 바삭한 듯 부드러웠고, 내용물은 서로 겉돌지 않고 적당히 입 안에서 부드럽게 퍼졌다. 치즈가 들어간 햄버거라 고소한 동시에 다소 느끼할 법도 한데 짭짜름한 피클 3개가 “여긴 내 구역이야” 소리치 듯 조화를 맞추어 준다.
삼각 김밥과 컵라면 같은 편의점 인스턴트가 아닌 오래간만에 건강한 토스트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친절함 때문인지 왠지 모를 힘이 불끈 솟는 듯하다.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을 때,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싶다면 저렴한 ‘밥’ 같은 토스트를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부담 없이 즐겨요. ‘국대 떡볶이’

▲ 국대떡볶이 입구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는 길에는 항상 떡볶이를 먹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 있을까 말까 했기에 장을 다 보고는 항상 정류장 근처 분식집에 들러 엄마와 차를 기다리곤 했다.
그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오늘은 오랜만에 서문 쪽에 위치해 있는 ‘국대 떡볶이’를 들렀다. 들어가려고 한 순간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열린 문 위쪽에 크게 써 붙인 ‘외부음식 환영’ 문구가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보통 다른 음식점 같은 경우에는 외부음식 반입이 불가능해서 다소 딱딱하고 불편했었던 반면, 학생들이 자유롭게 먹고 싶은 걸 사가지고 언제든지 와도 된다는 문구에서 왠지 모를 ‘국대떡볶이’의 너그러움이 느껴졌다. 분식은 워낙 좋아하던 터라 망설임 없이 주문을 하고 메뉴판으로 입맛을 돋우고 있을 무렵, ‘나 맛있으니깐 조심해’라고 경고하듯 오감을 자극하는 무시무시한 음식들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비주얼 떡볶이 세트!

일단 굶주린 배를 붙잡고 떡볶이를 하나 집어 들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듯 소박한데 떡볶이의 그 맛의 내공이 깊었다. 또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떡볶이 소스와 순대, 튀김의 만남은 화룡점정을 찍기 충분했다. 간혹 떡볶이 국물을 묻혔음에도 불구하고 입에 튀김을 한 움큼 넣었을 때쯤 찾아오는 느끼한 맛은 함께 나온 우동국물이 적절히 잡아주었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떡꼬치는 초등학교 시절 입가에 묻혀가며 열심히 먹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딱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건강한 튀김을 만들기 위해 기름은 절대로 재사용 하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름을 간다고 하니깐 뭔가 안심이 되었다. ‘국대 떡볶이’는 분식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학교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는 최적인 곳 같았다.

커플도, 친구도, 조별과제 모두 OK~ 분위기 좋은 카페, ‘청춘 프로젝트’

▲ 청춘 입구

들어가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벽에는 각종 엽서들과 조명들이 비추고 있어 분위기가 일품이다. 들어가자마자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구석구석에 장식품들과 조명들은 한껏 분위기를 더했다.

청춘 실내 인테리어는 분위기가 끝내준다!

특히 이곳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 좋은 장소에서 음료를 먹을 수 있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고, ‘다른 카페에는 잘 없는 메뉴’가 많아 신기했다. 우리는 과감하게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밀크퐁과 모히또를 주문하였다. 밀크몽 같은 경우는 처음 듣는 음료여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주문한 음료였다. 음료가 나오기 전 우리는 ‘디자인샵’이라고 장식된 곳을 둘러보았다.
아기자기하게 만든 팔찌부터 직접 만든 것 같은 파우치와 엽서까지 다양하게 있었고, 구매도 가능하여 충동구매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음료가 나온 후 우리는 감탄했다. 특히 딸기 밀크몽은 연유를 간 후 위에 톡 쏘는 딸기 시럽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먹으면서 ‘괜히 걱정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딸기 말고도 망고와 카라멜 밀크몽도 먹어보고 싶었다.

또한 모히또는 처음 먹어봤다면 약간 씁쓸할 수도 있고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 음료기도 하였지만 달콤함과 씁쓸함의 조화가 잘 어울린다. 청춘, 진짜 가게 간판 그대로 청춘들의 이야기가 가득하고 그들만의 웃음이 가득하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화장실과 구석곳곳까지 오직 청춘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존재하였다. 이곳에 들어가면 분위기에 취해 늘 오래 머물다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청춘을 느끼고 간다.

이 밖에도 우리 대학 근처에는 학생들이 가볼 수 있는 맛집은 많았다. 특히 대학생들은 많은 돈이 없다는 것을 아는 가게 주인들은 행사도 많이 하고 푸짐한 양에 비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가끔씩 학업에 지치고, 학식이 지겹다면 학교 근처 ‘맛집 투어’를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