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시절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으로 소원해진 한일관계를 복원해야 할 외교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일본은 2008년 7월 14일 10년 만에 개정되는 중학교 사회과교과서 신지도요령해설서 공표를 예정하고 있었다.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한국영토임에 너무나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다케시마(竹島)’ 영토화 교육을 명기하려고 하여 한일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침 그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이 7월 9일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개최되는 G8정상회의에 후쿠다 수상의 초청을 받아 참가했다. 두 정상은 서서 환담하는 자리(15분 정도)에서 신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문제 게재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을 교환했다. 후쿠다 수상은 일본입장에서는 게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게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 후 7월 14일 사회과 지도요령해설서에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영토, 영역에 대해 학생들에게 이해를 향상시키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명기되었다. 일본정부는 당초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표현하려고 하다가 한일관계의 복원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을 배려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처럼 약간이나마 일본의 후퇴를 받아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에 대해 7월 10일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쿠다 수상에게 일본정부가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영유권을 명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후쿠다는 “한국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라고 브리핑했다. 교도통신은 7월 13일 “후쿠다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독도가 일본영토임을 해설서에 명기한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요미우리신문은 7월 14일 저녁 인터넷판과 15일 조간신문에 “후쿠다 수상이 지도요령해설서에 ‘죽도’ 명기는 부득이하다고 전한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기다려 달라’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7월 15일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라고 보도했다.
보도 과정에서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논란거리가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되자 청와대는 7월 14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발언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이 문제가 외교 분쟁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일본 외무성은 “정상회담 시에 논의되었던 사항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히는 것을 삼가고 싶으나 보도된 바와 같은 논의가 이루어진 사실은 없다”라고 하여 요미우리신문의 오류를 지적했다. 이렇게 해서 문제의 논란은 수면하로 내려가는 듯했다.
그런데 한국인 1863명이 소송인단을 구성하여 “악의적 허위 보도로 대한민국국민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다”라고 하여 요미우리신문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 1차 공판이 2010년 3월 10일 열렸다. 요미우리신문은 서면보고를 통해“허위보도가 아니다” “사실과 다르다면 취재원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외무성의 보도가 있었던 것을 보더라도 언급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고 일부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자세일까. 사실 요미우리신문의 문제발언은 이미 지난번 양국정부간에 외교적으로도 입장이 완전히 정리되었다. 이번 소송인단과 요미우리신문과의 소송사건은 양국 민간인단체 간의 민사사건에 불과하다. 대국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정부가 민간차원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본질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도움 되지 않을 것이다.
최장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