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오후, 자신들의 꿈 앞에서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던 이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진정한 청춘’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바로 우리대학 연극동아리 비호극회 부원들이다. 비호극회는 이번 달 2~3일, 5~10일 동안 웅지관 3층 강당에서 ‘옥탑방 고양이’를 공연했다. 때로는 익살스러운 연기를 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 애절한 연기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며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쳤다. 본지는 우리대학 유일 연극동아리인 비호극회 이야기를 듣고 싶어 비호극회 회장 성기수(국어국문·12), 최혜은(심리·12), 김유리(물리·12)를 신문사에 초대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연극에 대한, 동아리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서 끈끈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비호극회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성(성기수) : 비호극회는 1981년 대명동 캠퍼스에서 시작을 해서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총 100여회 정도의 공연을 했고 대구대학교 유일 연극동아리다. 졸업하신 선배님들 중에서는 극단에 계신 분들도 계신다.

  어떻게 해서 비호극회에 들어오게 됐는가?
  김(김유리) :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뮤지컬을 좋아했다. 그래서 우리대학에 연극 동아리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학교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
성: 사실 학기 초에 학과 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활동을 하자는 생각을 하던 중에 비호극회 소개지가 우리 단대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그걸 보고 평소에 각본, 대본 쪽에 관심이 있어서 연락했다. 덕분에 학과 생활도 잘하고 있고 성격도 활발하게 바뀌어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최(최혜은) : 대학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1학년 때 연극 동아리를 하고 싶다는 말을 지인에게 얘기를 했다. 그 얘기를 들은 학과 선배가 알아보고 함께 비호극회에 들어갔다.

  동아리를 하면서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는가?
  김 : 이번에 공연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팜플렛은 이미 나왔는데 대관 문제 때문에 힘들었다. 물론 학교에서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는 것에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빌리는 행정 절차가 조금 복잡하더라.
성 : 대관도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연습기간이 한 달에서 길면 두 달이 걸린다. 기간이 길다보니 배우들이 지쳐한다. 심지어 밤을 새는 경우도 있고 그 다음날 또 다시 연습을 해야 되는 상황이 조금 힘들다. 동아리가 한 번 없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선배들에게 받아야 하는 노하우를 받지 못해서 아쉽다.
최 : 개인적으로 연극이란 게 최소 인원이 6명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6명 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연극이라는 특수한 장르상 우리는 연습을 한 달 동안 하는데도 동선이 있어서 가상으로 무대를 설치해도 그곳에서 연습을 하기 때문에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가 연습을 짧게는 한두 달을 하는데 학교 입장에서는 3일 사용하라고 한다. 그 3일 조차도 무대설치하고 리허설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하다. 이러한 점들이 가장 힘든 것 같다.

  ‘옥탑방 고양이’를 끝낸 소감이 어떤가?
  성 : 이 공연에 출연한 배우들이 사실은 마지막 공연이었다. 지금 두 배우도 4학년이고 뭉치역을 맡은 분과 멀티역을 맡으신 분은 졸업생이다. 스태프들도 역시 졸업한 분들이다. 그 분들하고는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이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갔다. 나름 공연은 잘된 것 같아서 보람차다.
김 : 우리가 연습을 하는 동아리방 사방이 거울로 되어있다.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너무 잘 보여서 부담스럽고 단점들이 잘 부각되었다. 연습을 들어가기 전까지 긴장감 속에 보냈는데 그래도 공연을 올리고 나니 관객 분들도 호응을 잘해줘서 잊지 못할 큰 경험을 한 거 같다.
최 : 재미있었고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잘 했을 텐데…. 아쉬움도 든다. 이젠 4학년이니깐 이게 마지막이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연을 할 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대본에 넣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각자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 : 직장을 다니거나 돈을 벌게 된다면 조금 더 내 삶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 : 작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비호극회에 들어온 것도 글을 쓰는 일에 흥미가 있어서 들어왔다. 내 꿈은 나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다.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틀에 박히지 않은 작가가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김진명 작가를 좋아한다.
최 : 전문직이라면 전문성을 갖춰야 할 것이고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 : 그 때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거 자체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들 자기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호극회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많이 가입해달라.(웃음)
김 : 급하게 가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희 동아리 많이 들어 와 달라.(웃음)
최 : 원래 임용시험을 쳐야 해서 이번 연극을 하면 안됐다. 하지만 그걸 후회하진 않는다. 아마 그 시간동안 누군가는 임용공부를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영어 공부를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르바이트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금 뭘 하고 있든 간에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 힘 잘 쓰고 끈기 있는 장정들 우리 비호극회로 오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