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일, 다음 아고라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구대학교 점자도서관의 축소·폐관 철회와 대체자료 제작 요구’ 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 되었다. 이 글은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이하 한시대회)의 학생들이 게시했으며 현재 우리대학 점자 도서관(이하 점도)이 입찰 방식으로 전환한 대체 교과서 제작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과 퇴직 전 직원을 임명하여 업무를 배정하기 시작했다는 점, 녹음도서 제작실, 녹음도서 및 점자도서 열람실 등 점자 도서관 운영을 위한 필수 시설을 발달 장애인 교육기관으로 개편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점자 도서관이 축소·폐관되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의 의혹이 담긴 글이었다. 필자는 이 글을 게시한 한시대회와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우리대학 장애인권동아리 ‘레츠’의 회장 최준혁(특수교육)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선 레츠가 어떤 동아리냐는 질문에 “장애라는 차이가 차별이 되는 대학 안팎의 현실을 세밀하게 재조명하여 교내의 부조리를 전교에 알리고 바람직한 변화를 장려하며 편견과 선입견 가득한 우리 사회를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 인도하는데 일조하는 열린 마인드의 대학생을 양성하는 동아리다.” 라고 답했다. 글에 제시 된 의혹들은 광명학교 동문회와 시각장애인 단체를 통해 파악된 의혹들이냐는 질문에 “지난 7월 말, 우리는 언론에 게시되기 이전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의 성명서를 통해 점도측이 17년도부터 전국 맹학교를 비롯한 특수학교에 점자교과서 보급을 중단한다는 사실과 이는 곧 폐관 및 축소를 예견하는 것이란 내용을 접했다. 이후 점도 측은 폐관은 사실이 아니며 점자 교과서 제작 및 보급사업 중단이 된 이유는 국립특수교육원(이하 국특원)이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시각장애인구의 우려와 의심을 해소하기엔 불충분한 해명이었다. 그래서 한시대회와 레츠는 한시련의 성명활동에 이어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라고 답했다. 어떤 계기로 이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인적인 면이나 장비 면에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점도가 주력 사업을 잃은 지금,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여 전 시각장애인구의 알 권리를 지키는데 적극적으로 힘써야 함을 거듭 촉구하기 위해서다. 또한 점도가 새로운 주력사업을 시도해야 하며 현존하는 제작기관과는 이례적으로 대학 및 교양도서 중심의 대체자료제작기관으로 부상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점도의 주력사업인 점자교과서 제작 사업을 포기하는 것에 현재 25만 시각 장애 인구는 점도의 사업규모가 사실상 축소가 아니냐는 지적과 급기야 폐관의 기로에 오른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는 점도의 소극적 운영이 부른 실태이며 위상이 있는 기관인 만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운영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점도가 시각장애학생을 비롯해 시각장애 전 인구를 위해 신속히 운영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입장에서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의 운영계획 및 방향을 널리 알리고 현 상황과 입장을 속히 적극 표명해야한다는 바램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라고 답했다. 어떤 근거로 점자도서관이 축소․폐지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는지 구체적으로 답해달라는 질문에 “우선 한시련의 성명이다. 한시련은 시각장애인을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다. 성명 발표 시 여러 점도의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의 증언을 모아 신중하게 작성된 글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시련의 성명이후에도 점도 측에 별다른 변화가 없자, 점도에 정통한 또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익명을 부탁하며 제보해왔다. 이 같이 점도가 시각장애인의 교육권 증진에 적극 힘써주길 바라는 사람들은 이렇게나 많고 이들의 주장은 점도 측의 주장과 매우 대조적이다. 만약 한시련의 성명내용이 모두 거짓이라면 점도는 진작 구체적인 운영방안 혹은 방향을 제시했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조건이 안 되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생각하며 이전부터 운영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레츠는 점도 실장과 지난 10월 4일,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진취적인 운영계획 및 방향제시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얼마 전 약 한달 반 만에 다시 방문했을 때에도 점자 교과서 제작 사업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체사업을 위한 운영방향 및 계획은 여전히 준비가 미흡한 상태였다.” 라고 답했다. 점자도서관이 취했으면 하는 조치나 자세가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점도는 한국 시각장애인의 공동 재산이다. 장애인교육과 복지의 선두에 자리매김하는 우리대학이라면 전 시각장애인구가 오늘날의 상황을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걱정하는지 알아주리라 믿는다. 속히 점도가 다시금 전 시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점도 측은 어떤 입장인지 알아보기 위해 점자 도서관 황창하 실장을 만나 인터뷰 했다. 점도 측은 아고라 사이트에 올라 온 글에 대해 너무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앞서 대구 MBC가 취재한 보도에 따르면 점도는 입찰 공고에 공동 도급이 안 된다는 글을 보고 3가지 사업(디지털 파일 제작, 확대 교과서, 점자 교과서 제작)을 다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점자 교과서 입찰 문제에 대해 묻자 “국특원의 관계자가 점자 교과서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우리에게 메일을 보냈다. 우리는 처음에 이게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 그럼에도 이렇게 국특원이 요청한 이유는 다 필요해서 그런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 자료를 보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국특원이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여 점자 교과서를 제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2학기 교과서를 만들 때 다시 국특원이 우리에게 제공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해왔다. 제공할 곳은 역시 그 업체였고 56종 102부 교과서 대금도 해당 업체에게 받으라고 공문이 왔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내가 직접 답변을 보내니 국특원에서 다시 요청이 왔다. 8월 30일 날 2학기 초등교과서를 해당 업체에 납품하는 게 아니라 본인들과 직접적으로 하여 우리가 돈을 받는 걸로 해서 납품해달라고 했다. 공동도급 문제에 대해서도 2015학년도 12월 달에 나온 일반학교 시각장애학생 대체 교과서 요청서를 보면 공동도급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런데 그 뒤에 나온 공고를 보면 공동도급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공동도급을 못하는 상황이 되자 다른 업체에 접촉을 했다. 이 분야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업체는 이미 혼자 진행하기로 확정이 되었고 다른 업체들은 공동도급이 안 되기 때문에 나중에 입찰이 되지 않을 거라며 거절했다. 디지털 파일 제작은 우리도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다.” 라고 말했다. 점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특수교육과 관련성이 없는 사람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고 하자 “과장과 실장 등 3명을 제외하고 점도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다 2년 계약직이다. 점도에서 정말 필요한 사람은 점역을 공부해서 점역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구하기 정말 힘들다. 지방에서 가르치는 곳도 없고 배우는 사람도 없다. 우리도 잘하시는 선생님 한 분이 계신다. 이곳에 와서 더 열심히 해서 1급도 취득한다. 나머지 분들은 사실 여기서 배우게 된다. 한 2년 정도 일을 하게 되는데 이제 정말 제대로 일을 할 때쯤에 나가게 된다.” 라고 답했다. 왜 현재 점도 2층에 임시로 발달장애 학생들의 유료시설로 운영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K-PACE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발달 장애인 법이 제정되고 사회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하여 취업을 시켜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운영한다. 아직 학교에선 봉사하는 단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구광역시와 보건복지부에서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학교 측에 요청을 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정부 지원만 받으면 별도로 독립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일단 잠시 임시로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점자 도서관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답했다. 대체도서 축소 의혹에 대해 “대체자료는 점도가 아닌 장애학생지원센터(이하 장지원)에서 제작한다.

점도는 초·중·고등학교 점자 교과서를 제작하고 있었고 장지원은 우리 대학 시각장애대학생들을 위한 책을 점자 도서, 음성 도서, 확대 도서를 제작한다. 원래 나라에서 따로 지정해주는 기관이 없었다. 우리대학은 2000년대에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체계화시켜서 15~16년 정도 하고 있다. 대체 자료는 충분히 장지원에서 하고 있고 우리대학에서도 책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에 우리대학에서 ‘특수하게 점자로 제작을 해야 한다’, ‘그림을 그려야한다’고 점도에 의뢰를 하면 바로 제작을 해준다. 내부적으로도 다 제작을 하고 있고 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들이 제기 되었을 때 공식적으로 해명을 할 생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대학이 특수교육의 모태인데 그런 시각장애인단체와 척을 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 라고 답했다.

점자도서관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에 대해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어떻게 진행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