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기 김상훈 기자

처음 신문사에 들어왔을 때 첫 느낌은? 무지하게 넓다. 근데 선배는 딸랑 세 명? 헐. 도대체 이게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기존 인원이 대량 탈주하고 급하게 인원을 충당하기 위해서 우리를 많이 뽑은 것인가?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선배들은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우리한테 아무 말도 안 걸었다. 우리는 처음 들어와서 아무것도 모르니 아무 말 안하고, 당시 국장님 혼자 어색한 상황을 풀어보려고 고군분투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날수록 친해지고 재밌는 상황이 많이 연출 되서 좋았다. 그런데 그것도 정말 잠깐 이더라. 얼굴도 몇 번 못 봤는데 갑자기 한명이 나가버렸다. 그렇게 줄줄이 나가고 심지어 선배들까지 나가버려서 2년 지난 지금 돌이켜 보니까 마치 대탈출영화 한편을 본 듯하다. ‘충분히’ 남아 있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 더 그런 느낌이다. 만약 내가 먼저 나가버렸으면? 더 이상 동기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고 자기까지 나가버리면 신문사가 위험해지는 상황에 처했으면? 그래도 그 사람들이 남아 있었을까? 요즘 문득 ‘나는 책임감의 덫에 걸렸던 것일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은 책임감이 없었던 것일까, 꿈을 찾아 일찍 판단하고 행동했던 것일까. 아니면 둘 다인가? 차암, 나도 끝나가는 마당에 쓸데없는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