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기 김지영 기자

정기자가 되어 생활한 지 벌써 반년이나 되었다. 얇은 옷을 입고 땀을 흘리며 취재하던 그 때에서 눈 깜짝할 새도 없이 가을이 지나가고, 지금은 두꺼운 옷을 입고 입김을 불어가며 기자생활을 하고 있다.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나 지나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 사이에 신문사가 이사를 하고, 어엿한 정기자로서 명함이 나오고 기자증이 나오고.
처음에는 너무나 막연하고 어려웠던 기사를 쓰고 사람들을 만나는 힘겹던 일들이, 이제는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무턱대고 말을 걸고, 일반 학생이었다면 하지 못하거나, 들어가지 않았을 공간을 기자라는 신분으로 출입하고 하게 되고, 정말 색다른 경험이 많았다. 재미있는 행사를 보면 참여보다는 기사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가끔씩 떠오르는 찰나의 아이디어에 나도 모르게 흐뭇해진다. 그리고 정말 좋은 동문회 선배님들도 만나고 인맥이 더 넓어지고 마냥 좋았던 기억들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조금의 성장을 이룬 것 같아 뿌듯하다. 내년이 되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수습기자들이 하나 둘 들어올 것이다. 서툴고 설렘으로 가득할 그 기자들을 반기며 내가 무엇이라도 가르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