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준 국내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2조 2,730억 원으로 2015년 대비 7.6% 증가했으며, 2014년 이후 2조 원대 매출을 계속 유지 해 오고 있다. 한류의 열풍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IPTV 등장과 VOD 서비스를 통해서도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영화 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2016년 극장 입장권 매출액은 1조 7,432원으로 전년도 대비 1.6%로 상승하며 관객 수 2억 1,702명을 기록 했다. 연간 평균 관람횟수는 4.20회로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의 영화 콘텐츠 소비율는 매우 높다. 소득의 증가, 여가 생활에 대한 높은 관심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한국의 영화 산업은 1990년 이후 대기업들이 주도했다. 높은 자금력과 많은 영화관을 바탕으로 영화를 투자 및 제작에서 배급까지 영화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CGV와 CJ 엔터테인먼트의 지주인 CJ그룹은 영화 산업에 있어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3년을 시작으로 전체 배급사 매출액의 23.7% 이상을 기록 하며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영화 투자와 제작, 배급 등 모든 과정을 수직 구조로 갖춘 CJ 그룹은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스크린 독점이다. CGV를 통해 상영되는 CJ 엔터테인먼트발 영화들은 상당수의 스크린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CJ 배급을 통해 상영된 영화 ‘검사외전’은 지난해 설 연휴 국내 전체 스크린 2,424개 가운데 하루 최대 1,806개 상영관을 확보하며 전체의 75%에 가까운 스크린을 차지했다. 상영 횟수는 4만 5,147회로 전체의 51.8%에 달했다. 영화 제작에 있어 주연 배우 캐스팅, 연출, 제작 등 막대한 제작비를 많은 스크린 점유를 통하여 상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처럼 스크린 독점으로 인하여 중소 영화 제작사나, 독립영화 등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에 상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영화를 완성했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문을 닫는 기업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영화관 역시 문제는 마찬가지이다. CGV는 2014년을 시작으로 전체 영화관 사업의 매출에서 49.5%를 기록, 꾸준히 50%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이 있지만, 영화관 매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영화관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며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래 전통을 이어온 동내 영화관 역시 CGV 등 대기업 영화관에 밀려 폐업이나 인수가 되는 곳이 많다. 특히 대구는 한일극장이 CGV의 인수 되어 ‘CGV 한일’로, 롯데시네마 아카데미점도 CGV에 인수되어 ‘CGV 아카데미’로 변경되는 등 적극적인 영화관 인수되었다. 이로써 대구 동성로에는 소극장을 제외한 극장 5곳 가운데 4곳이 CGV인 기이한 형태를 보인다. CJ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쇼박스 등 영화관과 유통사를 갖춘 기업들도 있지만, CJ의 성장은 다른 기업들보다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유통, 제작을 같이 겸업하지 못하게 하고 스크린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화 산업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미국의 할리우드 경우 스튜디오 황금기였던 1920∼40년대에 제작과 배급, 극장이 수직적으로 통합돼 운영됐다. 하지만 1948년 미국 대법원은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을 통해 동일 자본이 배급과 상영을 겸하지 못 하게 했다. 1980년대 와서는 규제 완화를 거치면서 일부 수직계열화가 존재하였지만, 영화관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 대기업이 배급한 영화가 같은 대기업 계열사의 스크린을 50% 넘게 차지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최근 안철수 전 국회의원이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이 법안심의 소위원회에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 조항에서 헌법 충돌 우려, 재산권 침해 등 부정적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어 법안 발의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본이 주를 이루는 자유경쟁 시장에서 정부가 개입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회의적 시각 또한 적지 않다. 국내 영화산업 형태의 변화를 줄 ‘영비법’ 등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표류하고 있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영화 산업이 대기업 위주의 독점 성장이냐, 상생의 성장이냐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정권의 시대를 맞을 정부와 국회가 내놓을 방안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영화 산업은 여전히 불안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