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기숙형 고등교육기관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K-PACE(Korea-Professional Assitant Center for Education)이다. K-PACE 센터는 우리대학과 미국의 National-Louis University와 자매결연을 통해 평생교육원 산하에 설치된 발달장애인 고등교육기관(3+1년 과정)이다. 2011년 3월에 개교하였으며, 발달장애인의 독립생활을 목표로 학업과 진로 및 직업지도, 생활지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발달장애인에게 종합적인 교육을 지원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인 학우들은 현재 입지 1호관에서 총 53명이 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학년 20명, 2학년 14명, 3학년 1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은 칼 월린(30) 씨는 학우들 사이에서 ‘친절한 칼 선생님’으로 불리며 영어를 가르쳐 주고 발달장애 학우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칼 월린은 고등학교 때 까지 10년 동안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였다. 졸업 후에는 자신이 속해있던 팀의 코치로 일했다. 대학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서 우연히 한국영화 “짝패”를 본 후, 한국을 처음 알았다. 이후 한국영화를 즐겨보고 유튜브를 통해 K-POP을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칼 월린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미국 콘코디아 대학 캐롤 번스 교수의 추천으로 지난해 말 우리 대학과 장애인 교육 관련 인적교류를 진행했는데 우리 대학 발달장애인 사감 자리를 소개받아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생활 초기에는 미국과 문화적으로 매우 달라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미국은 일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면 자유 시간이 많은데 한국은 후에도 업무를 봐야해서 힘들었다. 9시부터 1시까지는 한국어 수업을 듣고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돌아오는 5시부터 기숙사 점호시간인 오후 10시까지는 학생들의 밥을 챙기고 영어를 가르친다. 하지만 힘들지 않았다. 그는 사감 역할은 기본, 저녁에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몸이 불편한 학생들의 밥도 일일이 챙긴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하키 선수 경력을 살려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칼 윌린은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업무에 만족하지 않고 발달장애 학우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먼저 나서고 있다.

 한국에 오기 전 하키코치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일을 무척 좋아했던 칼 월린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장애인학교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시는 아버지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들도 도왔고 그 경험으로 인해 장애인들에 대한 거리낌과 편견이 전혀 없었다. 이런 삶을 살아온 칼 월린은 외국어 학원 강사보다 장애 학생들을 돕는 일이 더욱더 보람찰 것 같다는 생각에 사감 자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문화체험, 환경정화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보수를 받지 않고 참가한다.

 이 같은 칼 월린의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자 칼 월린은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칼 월린을 취재했고 Jtbc에서도 그를 취재하며 그의 선행이 알려지고 있다. 칼 월린은 한국 언론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모두 신이 축복해주신 덕분이라고 한다. 또한, 이렇게 쉽게 한국에 올 수 있게 도와준 캐롤 번스 교수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행복하고 흥분된다는 칼 월린은 향후에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보고 싶다고 하였다. 그는 “내년 초까지는 발달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지낼 계획이다. 내가 여기 있는 동안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본지가 만난 칼 월린이야 말로 우리대학의 건학정신인 사랑·빛·자유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