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메트릭스에 페미니즘을 검색하고 감정 분석에 들어가면 다양한 감정들이 나타난다. 그 중에서 긍정적인 감정은 ‘관심 가지다’, ‘좋다’, ‘주체적’, ‘개선하다’, ‘호의적’ 등으로 나타난다. 반면 부정적인 감정으로는 ‘남혐’, ‘역차별’, ‘피곤하다’, ‘불편하다’, ‘싫다’, ‘혐오’ 등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관점과 느끼는 감정은 다다르다. 하지만 분명 한 건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다르게 남혐, 역차별 등의 관점도 있다.

실제로 페미니즘을 공부한다고 말하면 “남성을 혐오하는 게 아니냐?”, “공격적이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정말 남성을 혐오하고 공격적인 것일까? 좀 더 관점을 바꿔서 질문한다면 페미니즘을 공격적이고 남성을 혐오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페미니즘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페미니즘은 여성이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해왔고 동등한 인간으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들이 인간적 권리를 주장하며 제대로 된 사회활동을 실천하기 위한 입장이자 활동인 것이다.

이런 페미니즘은 대학 내 여성학과가 생기면서부터 공론화가 되었다. 여성이 사회에서 겪고 있는 불평등함과 사회적 연대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학문이라는 걸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이화여대는 1977년대 ‘여성학 강좌’라는 이름으로 과목을 개설했다. 지금도 페미니즘과 관련한 강연을 하고 있다. 단순히 학문적으로 페미니즘을 보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토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그런 문제를 자유롭게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환경을 조성할 수 없는 현실도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다른 사람에게 공격받는 건 아닌지 더더욱 움츠러든다. 그러나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성평등, 인권침해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는 장이 많이 형성되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람들이 큰 오해를 하는 것이 있다. 그럼 페미니즘은 남성을 혐오하는 게 아닌가? 페미니즘 역시 역차별 아닌가? 답을 하자면 그렇지 않다. 우리대학 사회학과 이희영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권리를 얘기하면 장애가 없는 사람들을 공격 하는 건가? 결국은 불평등을 고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마찬가지다.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여성의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권리를 제대로 실현해야한다는 의미가 남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녀 또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게 연대하는 논리라고 바라보아야 하는 거다. 그런데 여성의 권리로 이야기하면 그것이 곧 남성을 공격하는 것이라는 논리는 여성주의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에서 굉장히 자극적이고 낙인찍는 방식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가를 잘 듣고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나와 다르면 낙인 붙여서 쉽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들 때문에 오히려 더 극단적인 대립이 심화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라고 말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다르다는 이유로 낙인찍는 이른바 ‘꼴페’, ‘메갈’ 이라는 단어는 한국사회의 씁쓸한 이면을 보여주는 하나의 혐오현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한국사회는 또 다른 민주화의 역사를 이끌어내고 이뤄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이 사회에서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한 사회구조는 해결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정말 이런 현실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희영 교수는 “사회구조적인 부분은 쉽게 해결이 안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또 해결할 수 있는 가까운 사례들을 봤지 않은가.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시작해서 촛불집회가 시작이 된 것도 이화여대 안에서의 학내문제로 학생들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최근에는 한샘이라든가 현대카드 안에서의 성폭력 문제 역시 그동안에는 말을 못하고 쉬쉬 덮고 구조적으로 넘어갔던 문제였지만 이제는 해결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런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노력을 통해서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번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가 꾸준히 목소리를 낸다면 페미니즘 역시 민감하고 피곤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모두가 평등하고 자신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하나의 목소리가 되지 않을까?